영국에서 10년 동안 감자 칩과 인스턴트 소시지만 먹은 10대 소년이 시력과 청력을 잃게 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현재 19세인 소년은 7세 무렵부터 균형 잡히지 않은 식단을 유지했다.
소년의 어머니에 따르면 그는 7살 때부터 감자를 얇게 썰어 튀긴 감자 칩과 감자튀김 과자인 ‘프링글스’ 그리고 가공한 햄과 소시지만 먹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초등학생 때 도시락에서 감자 칩과 소시지만 골라 먹었다”며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과일 등도 도시락에 챙겨줬지만, 절대 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년은 검진 결과 일부 음식의 섭취를 거부하거나 제한적으로 먹는 ‘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ARFID, 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한적 음식 섭취 장애는 특정한 감촉이나 냄새, 맛 또는 모습을 가진 음식물을 거부하거나, 특정한 온도에서만 음식을 섭취하는 현상을 말한다.
10년 넘게 제한적인 식단으로 불균형한 영양을 섭취한 소년은 또래와 체형은 비슷하다. 하지만 급격한 시력 악화 이후 현재 법적으로 시각 장애를 판정받았으며, 청력도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의사인 데니즈 에이탄 박사는 “이 소년은 비타민 보충제를 먹어 영양 상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예전과 같은 음식만 먹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탄 박사는 “어릴 적에 이런 식습관 행동이 시작되면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가공 음식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런 음식만 먹고 다른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