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최초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육군 부사관의 전역 여부가 22일 결정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부사관의 전역심사위원회 개최를 연기하라고 권고했으나 심사위가 예정대로 열리는 것이다.
육군은 경기 북부지역 한 부대에서 복무 중인 A 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를 이날 열어 그의 전역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휴가 기간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귀한 A 하사는 군병원에서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받았고, 군병원은 그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남성 성기를 상실할 경우 군병원은 장애 등급 판정을 할 수 있다.
창군 이래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무를 계속하겠다고 한 군인은 A 하사가 처음이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군이 남성의 성기를 상실했다고 심신장애 판정을 내린 점을 문제 삼으면서, 군이 A 하사의 전역심사기일을 법원의 성별 정정 결정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요청도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또 군의 전역심사기일 연기 요청 반려가 인권침해라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인권위는 전날 관련 법이나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A 하사의 전역심사위 개최를 연기하라고 육군참모총장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현역 복무 중 성전환자에 대한 별도의 입법이나 전례가 없고, 해당 부사관의 성전환 수술행위를 신체장애로 판단해 전역심사위에 회부하는 것은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행위의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역심사위는 예정대로 열리게 된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언론에 “전역심사는 법령에 따라 의무조사를 한 뒤 열리는 것”이라며 “개인의 성별 정정(성전환 수술)과 무관하게 심신장애 등급이 나온 것을 두고 전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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