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연이틀 온라인에서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정후는 16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송신영 코치께 얘기 듣고는 ‘정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생각했다”며 “곧바로 영상을 확인했는데, 정말 나를 응원한 팬 앞에 공이 날아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내게도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며 “경기 중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후도 깜짝 놀랐던 장면은 전날 이곳에서 열린 베어스와의 경기 1-4로 뒤진 8회 말 1사 1루 당시 벌어졌다.
당시 그가 타석에 들어서자 중계 카메라는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외야석 관중을 비췄다.
이정후는 바로 중월 투런포를 때렸고, 다음 장면에 스케치북을 든 팬 바로 옆에 앉은 친구가 홈런공을 들고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케치북 응원을 펼친 팬은 김진희(사진 가운데)씨이고, 함께 온 친구는 김수연(〃 오른쪽)씨였다.
이정후는 “(전날) 당연히 그 팬의 응원 문구도 보지 못했다”며 “경기 후 주차장에 갔는데 ‘이정후 선수, 홈런공이에요’라고 말씀하시는 팬이 있어 공에 사인해 드렸다”고 전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과 대화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이 소식에 키움 구단은 팬을 수소문했고, 이정후는 홈런공을 잡은 팬에게 “구단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렇게 구단과 연락이 닿은 이들 팬은 이날 경기도 1주일 전에 예매해 고척돔을 찾았다.
이날도 ‘이정후 여기로 공 날려줘’라고 쓴 스케치북도 들고 온 이들은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다”는 이정후의 뜻에 따라 그의 사인 배트도 선물 받았다.
구단도 외야석을 예매한 두 팬의 좌석을 홈 플레이트와 가까워 선수들의 대화까지 들리는 ‘다이아몬드 클럽석’으로 업그레이드해줬다.
다만 두 팬이 경기 시작 직전 고척돔에 도착해 이정후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연합뉴스에 “공이 날아오는 순간에도 우리 좌석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공이 떨어진 순간 멍하고 얼떨떨했다”고 전날 감동을 전했다.
아울러 “주변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다”며 “‘성공한 덕후’가 된 느낌”이라고 소감까지 밝혔다.
나아가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돼 꿈만 같다”며 “앞으로도 키움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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