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은 9일 한국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히면서도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HDC현대산업개발은 산업은행이 지난달 29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서 계약상 Long Stop Date(거래종결일·최종기한일) 연장에는 공감한다는 의사를 회신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최근 “이달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히라”고 HDC현대산업개발을 압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그러나 이날 채권단에 전달한 입장문에서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확인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말 기준 2조 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무려 4조 5,000억원 증가됐다”며 “부채비율은 2020년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 또한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 772억원 감소하여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맹공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21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 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 정관 변경, 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했지만,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으며, 같은 달 24일에는 법률적 리스크가 상당한 부실계열사에 대한 총 1,400억원 지원도 통보한 바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컨소시엄은 계약 체결일 이후 확인되고 발생한 상황들에 대해 4월 이후 두 달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을 통해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하였으나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언론의 관심도가 높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혼선은 최대한 막고 논란의 여지는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향후에도 논의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더했다.
이와 함께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와 관련한 중대한 상황들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서 계약상 Long Stop Date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long stop date가 연장되는 경우에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 확약 불이행 등에 따른 책임이 면제 또는 감면되는 것은 아니며,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관련 권리가 변경되거나 제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지난해 12월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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