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2일 수석비서관 후속 인사가 일단락됐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해 일괄 사의를 표명했던 6명의 참모 중 김조원 민정수석·김거성 시민사회수석·윤도한 국민소통수석·강기정 정무수석 등 4명의 참모를 교체하는 것으로 매듭짓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노 실장과 김외숙 인사수석의 사표는 반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수석급 인사는 일단락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락됐다는 것이 (사표) 반려 결정을 했다는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의 표명을 하셨고 인사 발표가 있었다"며 "일단락됐으니 그렇게 해석하셔도 된다"고 답했다.
'사표가 반려됐다는 것인가'라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렇게 보시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종호 민정수석, 최재성 정무수석, 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등 3명을 새로 임명한 뒤 이틀 만에 정만호 국민소통수석, 윤창렬 사회수석을 교체하는 등의 수석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러한 일련의 인사를 끝으로 '참모들의 집단 사의 표명'과 관련한 조치는 완료됐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사표 제출과 관련해 12일까지의 수석급 인사 교체로 한 호흡은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 임명된 신임 수석들은 이날 오전 대통령과의 차 마시는 시간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사실상 비서실 내 새 진용이 꾸려진 상황에서, 노 실장의 거취를 보다 분명히 하는 차원에서 청와대가 '유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세계 경제 충격에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국정 홍보에 적극 나섰다.
지난 11일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발표했다. 이는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라고 적었는데, 사실상 이때부터 노 실장의 유임이 기정사실로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시한부 유임'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인사는 오롯이 대통령의 몫이니만큼 끝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야권은 노 실장의 유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아무 설명 없는 오늘 유임 결정도 '고구마' 먹은 듯 갑갑한 인사"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한 노 실장은 최근 평상시처럼 SNS에 정책성과를 홍보하는 글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노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세계 경제 충격에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은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S&P·피치)의 국가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은 무려 183건(100개국), 역대 최다지만, 우리나라는 현 수준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노 비서실장은 "K방역으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함으로써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고 있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첨단 제조업 중심 경제운용 등으로 경제회복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로 글을 맺었다.
그는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양호한 성장률이다. 2위인 터키가 -4.8%, OECD 평균이 -7.5%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압도적인 성적표"라며 "특히 지난 6월 전망(-1.2%)에 비해 성장률이 상향됐는데 이처럼 코로나 대유행 속에서 성장전망이 더 개선된 것은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최초"라고 밝혔다.
노 비서실장은 또 "OECD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가장 성공한 나라이고, 건전한 재정을 활용한 재정지출 확대는 적절한 조치였다면서 신속하고 적절한 위기대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환경친화적이며 포용적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평가하면서, 디지털 분야 투자, 에너지 전환, 규제혁신 등 우리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과 부합하는 정책권고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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