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보석 취소’ 안 한 檢 판단 잘못”… 추미애, 코로나19 재확산에 검찰 압박

검찰 지휘권자가 되레 검찰 비판… “자기 잘못 인정한 꼴”

17일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 성북구 자신의 사택 인근에서 구급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최근 교인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으며, 전광훈 담임목사 본인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가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기 전 보석취소 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검찰 판단이 잘못됐다”고 날을 세웠다. 그간 ‘검찰 지휘권자’임을 유난히 강조하며 일부 사건에선 검찰에 구체적 수사지휘까지 내린 추 장관이 되레 검찰을 비판한 것은 스스로 ‘지휘를 잘못해왔다’고 인정한 격이란 지적이다.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전 목사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문재인 파면’ 예배에 나가 보석 조건을 완벽히 위배했다”고 지적하자 “지금 알고 상당히 놀라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지난 15일 서울 중심가에서 사랑제일교회가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때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의 책임을 검찰에게도 물었다는 해석이다.

백 의원은 “법원의 보석 인용이 잘못 결정됐어도, 검찰에서 취소 청구를 먼저 했다면 이 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면서 전 목사가 법원 결정을 어기고 보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활발히 사람들을 접촉한 정황들을 제시했다.

이에 추 장관은 “검찰은 8일 집회 참가와 발언은 보석조건 위반이라 판단하지 않은 것 같은데 백 의원이 보여준 서신과 팩스, 문자메시지, SNS 등으로 취소 조건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어 “검찰은 8월16일 보석취소 청구를 했다”며 “판단이 잘못된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사랑제일교회발(發) 코로나19 확진자는 25일 낮 12시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접촉자 40명이 추가확진돼 현재까지 총 915명이 확진됐다.

나진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