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조기 폐쇄 타당성’ 감사 지연 질의
최 원장 “허위 진술땐 추궁 수없이 반복
빠르면 19일에 감사 결과 공개하겠다”
“감사원장이 되고서 이렇게 (피감사자들의) 저항이 심한 감사는 처음입니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 출석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이유를 묻자 “조사자와 피조사자 사이에 높은 긴장관계가 형성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 “피감기관들 극심한 반발”… 이르면 19일 결과 발표
최 원장은 “(피감자들이) 자료 삭제는 물론이고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사실을 감추거나 허위 진술하면 또 다른 자료를 가지고 와서 추궁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피감기관들의 극심한 반발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최 원장은 또 “감사 이후 주요 문책 대상자를 상대로 직권 심리를 했고 직권 심리 대상은 아니지만 많은 진술을 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을 감사위원들이 직접 면담해야겠다고 해서 부르게 됐다”며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변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여권을 중심으로 최 원장이 ‘강압조사’를 진행하며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부정적인 심증을 내비쳤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나아가 “감사원장으로서 여러 논란 있는 것 자체에 대해 일단 송구스럽다”며 “국회 법사위에서 의결만 해준다면 지난 감사 과정에서 수집한 모든 자료를 전부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감사 결과가 공개되면 (강압 조사 문제 제기와 관련) 감찰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감사원의 월성1호기 관련 감사는 법정 감사 시한(2월)을 이미 넘긴 상황이다. 감사원은 지난 7∼13일 네 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 원장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이 사안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며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는 사안인 점도 하나의 (지연)원인이 됐다”고 해명했다. 그런 뒤 “빠르면 월요일(10월19일), 늦어도 화요일(10월20일)까지는 가능하다”며 “지난 7∼13일 (휴일을 제외한) 나흘 동안 중요한 쟁점 사항에 대해 모두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현재 최종 처리안의 문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野, 최 원장 엄호 VS 與 ‘짜맞추기 감사’
국민의힘 조수진, 유상범 의원은 최 원장을 ‘제2의 윤석열’에 비유하며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감사기구 수장을 핍박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친여성향’ 감사위원들과 대립하고 있으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감사위원 제청을 ‘코드인사’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제2의 윤석열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혀 핍박이나 압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이 (본인의) 결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마치 감사위원과 대립 구조에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감사위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치적 성향이라는 프레임으로 단정 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감사 과정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김남국 의원은 “감사원이 결론을 정해 놓고 (감사)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고 ‘짜맞추기 감사’ 의혹을 제기했다. 감사위원 7명 중 1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감사원의 결론을 믿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최 원장은 “한 명이 결원됐다고 감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최 원장은 “월성1호기가 워낙 논쟁적 주제여서 위원회 변화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 약간 소극적으로 (제청을) 미루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감사 결론이 나면 임명권자와 적극 상의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감에 출석해 월성1호기 조기폐쇄가 부적정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 “만약 감사원에서 저한테 합당한 책임을 물으면 당연히 (법적인) 책임을 제가 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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