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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계속 나오는데… 정부 "인과성 낮아, 접종 예정대로"

입력 : 2020-10-26 06:00:00 수정 : 2020-10-26 07: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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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감백신 접종 예정대로
정은경, 피해 조사 회의서 결론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는 없어
특정백신 중단 고려 단계 아냐”
박능후 “부작용보다 접종 이익 커”
접종 후 사망자 증가 파악키로
지난 23일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시민들이 독감예방접종 주사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람이 4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정부는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성이 낮다고 결론내리고 백신 접종을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5일 “전문가들의 과학적 판단을 존중해 예정된 일정대로 만 62세부터 69세 어르신에 대한 접종을 26일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 48명… 예방접종전문위 “백신과 인과관계 매우 낮아”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25일 오후 1시 기준 48명으로 집계돼 전날 36명보다 12명 더 늘었다.

 

연령대를 보면 70대가 2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80대 이상 18명, 60대 미만 5명, 60대 2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남이 각 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대구·전북·전남 각 5명, 경기·경북 각 4명, 충남 3명, 부산·인천·대전·강원 각 2명, 광주·제주 각 1명이다.

 

정부는 그러나 이들의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2019∼2020 절기(2019년 7월∼2020년 4월) 기준으로 사망하기 전 7일 이내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기록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은 1531명이었다”면서 당시 전체 노인 접종자는 약 668만명(0.02%)이었다”고 설명했다. 1500여명의 노인이 예방접종을 한 뒤 수일 내에 사망했기 때문에 백신과 관련된 이유로 사망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접종과 관계없이 지병 등 기저질환으로 숨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독감예방접종으로 붐볐던 서울 강서구 한 병원이 지난 23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예방접종전문위는 지난 23∼24일 회의를 열었다. 당시 회의에서는 피해조사반 위원들과 인플루엔자 전문가가 함께 참석해 피해조사반 사망사례 검증 결과를 검토했다. 전문위는 사망자 26명 사인을 검토한 결과 접종과의 인과성이 매우 낮아 특정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백신 접종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의심되는 사례가 없고, 같은 제조번호(로트번호) 제품을 맞고 사망한 사람 중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전문위의 설명이다.

 

독감백신 예방접종피해조사반장인 김중곤 서울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망자 26명 가운데 6명은 백신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나머지 20명도 1차 부검 결과 백신과 사망은 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 총리 “전문가 과학적 판단 존중… 노인 백신접종 예정대로”

 

예방접종전문위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현 상황에서 독감의 동시 유행까지 막으려면 예방접종이 중요하다면서 안전수칙을 강화해 접종 사업을 일정대로 지속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모았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백신은 수많은 생명을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 과학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검증된 수단”이라면서 “계절 독감은 국내에서만 매년 3000여명이 사망하는 위험한 감염병으로 접종의 이익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 병원 독감 예방접종 주사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독감백신 접종후 20-30분간 이상반응이 있는지 관찰'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 기간에 백신을 맞고 숨진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500명이다. 지난해 사망률을 고려하면 현재 사망자 수치만으로 올해 예방접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질병청은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올해 예방접종 이후 사망한 어르신이 예년보다 늘어났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보건당국은 독감 백신 접종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이상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나 길랭·바레증후군에 대해서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의료기관에서 치료도 가능한 만큼 두려워하지 말고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분, 수 시간 이내에 전신에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고, 길랭·바레증후군은 감염 등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이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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