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저녁에도 당선자 못 가릴 수도
주마다 사전투표 인정시한·개표 방식 달라
개표 마무리될 때까지 승자 확정 어려워
4년 전 미국 대선 때에는 선거(11월8일) 다음 날 오전 2시 30분쯤(미 동부시간) 당선자 윤곽이 나왔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에서 이긴 것으로 나타나며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한 직후 승리를 자축할 수 있었다.
올해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사전투표 현황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대선 하루 전인 2일 오후 현재 사전 우편(6263만8000여명)·현장(3553만1000여명)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9816만9000여명에 달한다.
2016년 대선 총투표자 수(1억3900만명)의 3분의 2 이상이 이미 한 표를 행사한 셈인데, 사전 우편투표 인정 시한이나 개표 방식 등은 주마다 제각각이다. 핵심 경합주의 사전투표 잠정 개표 결과가 언제 나오느냐에 따라 당선자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박빙 승부처가 늘어나면 4일 새벽(한국시간 4일 저녁)이 지나서도 당선자를 가리기 어려울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의 관계 공무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9개 주에서만 선거 다음 날 낮 12시까지 잠정 개표율 98% 이상의 비공식 집계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선거일 이후에 도착하는 우편투표도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는 22개 주와 워싱턴의 집계는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에서 미시간주의 승자가 불과 1만704표 차이로 갈렸던 만큼 우편투표 개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주별 승자를 확정짓기 어려울 수도 있다.
미국 언론들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125명,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16명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분석한다. 미국 대선은 각 주별 승자가 해당 주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구조이므로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등 선거인단 규모가 큰 주의 개표 진행 속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플로리다주의 승자 윤곽은 선거 당일 밤 일찌감치 드러날 전망이다. 우편투표 서명 대조 등 유효표 사전 분류 작업과 개표가 이미 몇주 전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NYT는 “주 관계자들은 잠정 개표 결과 예상 시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이른 시간일 것”이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3일 오후 8시면 윤곽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우편투표 분류를 선거일 전에 끝내는 오하이오주의 잠정 개표 결과도 3일 밤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는 훨씬 복잡하다. 선거 당일까지 우편투표 분류·개표 작업을 할 수 없는 데다가 일부 카운티는 선거 다음 날에야 우편투표 개표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개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다 우편투표 개표가 시작되며 승부가 뒤집어질 경우 불복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우편투표는 6일 도착분까지 인정된다. 주 관계자는 늦어도 6일까지는 대부분 개표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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