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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 외

입력 : 2020-11-21 01:00:00 수정 : 2020-11-20 20: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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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김하종, 류젬마, 니케북스, 1만2000원)=이탈리아 출신 신부로 한국에서 무료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설립해 운영하는 저자가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 노숙인을 위한 급식을 멈추지 않기 위해 절실했던 순간들을 담았다. 안나의 집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실내 배식을 할 수 없어 도시락 제공으로 바꾼다. 저자는 노숙자나 직원들이 감염되면 안나의 집에서 제공하는 한 끼가 하루 식사의 전부인 700여명이 굶게 될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저자는 “고통은 신의 형벌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우고 삶에서 중요한 본질로 나아갈 새로운 기회”라며 이 어려운 시기를 사람들의 삶에 더 깊이 들어갈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정의의 감정들(김지수, 김대홍, 너머북스, 2만원)=조선시대는 노비제와 유교문화 때문에 경직된 사회로 그려진다. 그러나 미국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한국학연구소장인 저자는 남성에게 종속된 조선시대 여성이라는 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는 20세기 이전 조선시대 여성들이 법적 주체로 인식됐고, 남성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권리능력을 행사했다며, 노비에서 양반까지 여성의 소원(訴寃·억울함을 관에 하소연함) 기록 600여건을 독해해 분석한 결과를 풀어놓는다. 조선시대 소원제도는 초기에는 개인적으로 억울하다는 내용이 많았지만, 16세기에 이르면 친자관계, 부인이나 첩의 지위, 평민이나 노비의 사회적 신분에 관한 문제로 범위가 넓어졌다고 설명한다. 책은 조선시대 법적 담론과 법적 서사의 핵심은 ‘억울함’이며, 이를 잘 풀어주는 것이 정의를 확보하는 방법이었다고 강조한다.

윤리의 미래 ‘좋은 삶’(김인회, 준평, 1만5000원)=형법학자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검찰 개혁을 주제로 지난해 출간한 ‘정의의 미래-공정’에 이어 윤리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인문학적 생각을 담은 ‘미래 3부작’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윤리가 무엇인지, 현대사회에서 윤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한다. 윤리는 우리의 삶과 떨어질 수 없으며, 고통 없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좋은 윤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윤리가 5가지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것, 예의·공손·품의, 존중·공감·신뢰, 개인의 정체성, 영적인 삶 등이다. 윤리의 여러 얼굴과 여러 단계를 봐야 윤리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나를 지키는 결혼생활(샌드라 립시츠 벰, 김은령·김호, 김영사, 1만5800원)=결혼생활의 공식을 바꾼 젠더 연구 선구자인 저자의 자전적 실천기다. 저자는 1960년대 여성성과 남성성의 새로운 척도를 제시한 ‘벰 성역할 검사’를 개발한 페미니즘 학자다. 저자 부부는 개인적으로 실천한 평등주의 결혼생활을 공동강연을 통해 공적인 페미니즘 주제로 확장하며 여성의 ‘역량 증진’을 강조한다. 이들의 실험은 양육에서도 이어진다. 밥 먹이고 옷 갈아입히는 등 양육에 관한 일을 동등하게 나누고 부모 당번제를 통해 당번인 사람이 그날은 아이에 관해 모든 것을 결정하도록 해 엄마 아빠의 역할 구분을 없앤다. 저자는 자녀에게 강요된 관습을 거부하고 고유한 자신답게 살 수 있는 힘을 심어준다. 이렇게 아이들은 편하고 예쁘기 때문에 종종 치마를 입는다는 아들과 털이 난 여성을 부끄러워하는 사회 분위기가 싫어 제모하지 않는다는 딸로 컸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성인이 된 두 자녀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아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전달하고, 자신의 양육방식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AI와 더불어 살기(금희조 외, 커뮤니케이션북스, 2만5800원)=알고리즘은 단순히 기계적인 처리과정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알고리즘을 소유하거나 개발한 사람들의 무수한 가치판단들이 내재되어 있으며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다. AI(인공지능) 혁명이 가속되고 있다. 시리, 기가지니, 알렉사 등의 스마트 스피커에서부터 AI 디제이, AI 작가, AI 미술가에 이르기까지 훌쩍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아직도 AI가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책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덜고, 사람을 위한 AI, 우리와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AI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12명의 여성 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이 AI와 더불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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