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이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송이 시작될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추수감사절을 맞아 해외 미군 등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화상 간담회에서 “다음 주와 그 다음 주 배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 등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노인들에게 우선적으로 보내질 것이라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내달 10일 예정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회의를 염두에 둔 것인지, 아니면 그 이전 백신 배송을 시작한다는 의미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미 언론은 다음 달 10일 식품의약국(FDA)이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VRBPAC)’ 회의를 열고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심사한다고 밝혔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방송 인터뷰에서 “FDA 승인 후 24시간 이내에 백신을 배포하고, 도착하는 대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은 내가 한 일”이라며 자신의 코로나19 대응을 자찬했다. 그는 “조 바이든이 백신에 대한 공을 인정받도록 하면 된다”며 이같이 말한 뒤 “나는 예전 그 어느 때보다 (백신 개발을 위해) 사람들을 밀어붙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대선 승자로 인정받으면 백악관을 떠나겠다며 사실상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에 투표하면 떠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그럴 것이다”며 “당신도 알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부터 1월20일 사이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 거대한 사기가 발견됐다”며 “우리가 제3세계 국가와 같다”고 불복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한다면 그건 그들이 실수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상황에서는 대선 결과를 승복하기 어렵다”면서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각종 소송과 재검표 요구 등으로 대선 결과 불복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거취 결정의 계기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인단 투표는 내달 14일 진행한다. 올해 미 대선에서 승리에 필요한 과반(총 538명 중 270명 이상)을 훌쩍 넘겨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한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20일 미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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