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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에 거리 둔 與… ‘검찰개혁 시즌2’로 돌파구 모색

입력 : 2020-12-28 06:00:00 수정 : 2020-12-28 07: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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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 몰린 여권, 정국 타개 고심
28일 최고위… 개혁특위 전환 의결
檢 수사·기소권 분리로 방향 틀어
尹 직접대응보다 제도 정비 초점
檢개혁 통해 국정동력 회복 나서
野 “尹 탄핵소추 땐 국민들 분노
공수처 정권 사수처될 것 뻔해”
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의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참석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복귀 이후 ‘검찰개혁 시즌2’를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힘빼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원이 윤 총장의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정치적 무게중심이 윤 총장 쪽으로 쏠리는 등 위기에 몰린 여권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강력한 검찰개혁을 ‘돌파구’로 삼는 모습이다. 다만 윤 총장 ‘탄핵론’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27일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존 권력기구개혁 태스크포스(TF)를 당내 검찰개혁특위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검찰개혁 특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을 주축으로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문제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과의 갈등 국면 장기화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민심 이반’ 움직임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보다 제도 정비를 통한 ‘더 완전한 검찰개혁’ 완수로 국정 동력 살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협의회에서 “당은 제도적 검찰개혁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새해의 국정 운영 중점을 코로나19 극복, 민생 안정, 경제 회복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대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흔들림 없는 개혁으로 사과도 반성도 없는 검찰의 오만한 수사와 선택적 정의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행정법원의 징계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25일 업무에 복귀한 가운데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검찰 심벌마크가 보이고 있다. 남정탁 기자

민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으로 공수처 출범의 윤곽이 드러나면 검찰개혁 요구 또한 재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28일 열리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회의에서 야당 추천위원의 반대가 있더라도 최종후보 2인 압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내일(28일) 결론이 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야당 비토권을 봉쇄했고, 야당 몫 추천위원이 새로 합류하는 등 절차적 문제를 해소한 상황에서 더는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런 여당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은 지금 호랑이 등에 탄 상태”라며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해 온 공수처 문제마저 제대로 매듭짓지 못할 경우 힘을 실어줬던 민주당 지지층마저 와해될 위기에 놓였다. 공수처를 통한 위기 돌파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당의 ‘독주’라는 비판에도 핵심 지지층 결집을 통한 지지율 회복을 위해 공수처 출범과 검찰개혁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윤 총장 ‘탄핵론’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앞서 “반개혁동맹의 정점인 검찰총장을 탄핵하는 것이 제도개혁의 선결조건”이라며 윤 총장 탄핵을 주장했다. 여권에서는 윤 총장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인용하지 않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감정을 컨트롤해야 한다. 역풍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수사·기소권 분리 등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페이스북에서 “(탄핵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헌재가 윤 총장의 탄핵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헌재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탄핵심판 청구 인용 요건을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 경우”라고 한정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게 내린 정직 2개월 징계 사유로는 파면까지 추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 탄핵론을 맹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법원 결정에 승복하지 않고 윤 총장 탄핵론까지 들고 나오고 있다”며 “술 취한 망나니가 칼 휘두르듯 권력에 취한 민주당이 다수 의석 힘만 믿고 윤 총장 탄핵 소추를 시도하면 거대한 국민 분노와 역사적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공수처는 살아있는 권력 비리 견제가 아니라 권력 비리를 감추고 검찰을 무력화하는 정권 사수처가 될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순·곽은산·이창훈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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