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다시 한 번 논란을 자초했다. 이번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이 문제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 국회의원이 방역수칙 위반이란 지적을 받은 것이다. 야당에서는 고 의원이 잇단 ‘감성 페북(페이스북)’ 논란에 이어 이번 일까지 터지자 “고맙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 의원은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페이스북에 “제가 사는 동네의 구의3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는 글과 함께 엄지손가락에 빨간색 투표 도장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차별 없이 모두가 어울려 사는 서울, 코로나를 극복하고 과거 1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서울을 상상하며 집을 나섰다”며 “서울에 꼭 필요한 인물을 떠올렸다. 시민들과 서울의 앞날을 같이 그릴 수 있는 사람, 정직하며 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 부패와 반칙을 철저히 바로 잡을 사람”이라는 말로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뽑아달라고 덧붙였다.
이 글이 올라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방역수칙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역당국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투표소에서는 비닐장갑을 착용한 채 기표해야 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맨손에 투표도장을 찍을 경우, 손이 (기표소 내) 다른 부분을 오염시킬 수 있어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국민의힘 박기녕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 “‘국민의 안전보다 내 정치가 먼저’라고 외치는 듯 당당하게 ‘인증샷’을 남기는 고 의원을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고 되물으며 “날이 갈수록 고 의원 자질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은 커져만 간다. 방역을 조롱할 시간이 있으면 국회의원 자리가 본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건 아닌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조수진 의원은 고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몇몇 의원의 이름을 나열하며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비꼬았다. 고 의원 등의 행위가 선거에서 민주당 박 후보에게 외려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고 의원은 결국 문제의 사진을 삭제했다. 앞서 고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지자와 부둥켜 안고 우는 사진과 책상에 엎드린 사진 등을 올려 감성 페북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의 ‘발단’이 된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 여성을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끝에 캠프에서 맡고 있던 직을 내려놨으면서도 SNS로 유세를 이어간 데 따른 비판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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