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관계를 거부하는 아내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게 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이 남성이 음주운전 외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이유 등을 들었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법 제3형사부(고상교 부장판사)는 지난 1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의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내를 상대로 한 잔혹한 범행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이 당시 자수했고 음주운전 외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석방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라며 이렇게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11시40분쯤 전북 부안군에 있는 자택에서 아내 B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술에 취해 귀가한 A씨는 B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지만 B씨가 거부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해서 그러는 것 아니냐”는 등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이에 아내 B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답했지만, A씨는 갑자기 흉기를 들고와 B씨를 수차례 찔렀다.
흉기에 당한 B씨는 가까스로 집에서 도망쳐 나왔고, B씨를 목격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겨우 목숨을 건졌다.
B씨는 흉기에 깊게 찔려 왼쪽 팔을 다쳤고 오른손엔 철심까지 박는 등 전치 4주에 해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지난달 9일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했다고 의심하고 피해자가 이를 부정하자 인정할 때까지 흉기로 찔렀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는 손과 팔 등에 큰 부상을 입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