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만에 지지율 급락… 2위
전문가 “‘외부 노출’ 부족 영향
단기적… 등판하면 달라질것”
‘잠룡’ 유승민은 尹에 ‘견제구’
김종인, “만나보고 도움 결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지지율이 한 주 만에 7%포인트 떨어지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8일 나왔다. 사퇴 후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락한 이유에 관심이 모인다. 야권 내 또 다른 대권 주자로 꼽히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견제구’를 날렸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만나보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는 24%, 윤 전 총장은 18%,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0%로 각각 나타났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과 같았으나 윤 전 총장 지지율이 7%포인트 하락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민주당 이 전 대표는 4주째 지지율이 같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43%가 이 지사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49%가 윤 전 총장을 지지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4일 사퇴한 뒤 대선 지지율이 급등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야권의 상승세가 가팔랐던 4·7 재보궐선거 직전과 본 투표 당일 조사가 진행됐는데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외려 떨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대외활동을 안 해 대중에 노출이 안 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줬고, 재보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그 지지층이 당내 주자들에게로 눈을 돌린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 평론가는 “일단은 단기적인 변화라고 본다”며 “윤 전 총장이 정치권에 본격 등판한다면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별 문제가 아닐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국민의힘 유 전 의원은 이날 당 전·현직 의원 모임인 ‘마포 포럼’ 강연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 “특검 수사팀장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분”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와 구형, 법원의 형량이 너무 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을 두고는 “현재 지지도가 그대로 가진 않을 것이고, 몇 번 출렁거릴 계기가 있을 것”이라며 “지지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 전 의원은 “우리 당이 늘 열려 있어야 한다”는 말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쟁하는 데 반대하진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퇴임한 김 전 위원장은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만나자고 하면 만나보려고 한다”며 “한 번 만나보고 대통령 후보감으로 적절하다 판단되면 그때 가서 도와줄 건지 안 도와줄 건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라는 데 동의하느냔 질문에는 “그렇게 된 것 같다”며 “공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치 윤 전 총장의 브랜드처럼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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