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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블럭 시공된 날, 아기 귀 모양 달라졌다”… ‘구미 사건’ 파헤친 ‘그알’

입력 : 2021-04-11 08:48:27 수정 : 2021-04-11 12: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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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24일 전후 아기 귀 모양 달라졌다” 아이 바꿔치기 시점 특정 ‘눈길’

 

이른바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숨진 아이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사진 왼쪽)씨의 남편 김모씨는 “경찰이 (한 명인) 아이를 두 명으로 만들어 지금 그걸 찾겠다고 난리 치고 있다”며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런 가운데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는 이 사건과 관련해 세 가지 키워드, 즉 ‘아기 귀 모양’과 ‘폼블럭’, ‘해바라기’에 주목했다. 특히 제작진은 5000장 가까이 되는 아이 사진을 분석해 ‘바꿔치기 시점’을 새롭게 특정했다.

 

‘그알’ 제작진은 지난 10일 방송에서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숨진 ‘보람’ 양의 영아 때 사진 속 ‘왼쪽 귀 모양’이 달라진 시점이 ‘2018년 4월24일’ 전후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보람 양을 키우다 빌라에 혼자 남겨두고 떠나 살인 혐의가 적용된 석씨의 작은딸 김모(22)씨의 전 남편(보람 양의 친부로 여겨졌던 인물) A씨의 동의를 얻어 김씨가 2018년 3월30일 낳은 신생아 사진부터 이후 몇 달간 자라는 과정을 찍은 사진을 수집해 모자이크 없이 공개했다. 아기 사진 속에 아기가 바뀐 단서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제작진은 사진 속 아기의 ‘귀 모양’을 비교 분석해 아기 바꿔치기 시점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 결과 사진 속 아기의 오른쪽 귀 모양은 대체로 비슷했지만, 왼쪽 귀에서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전문가는 아기가 태어난 직후 왼쪽 귀 모양이 접혀 있었던 반면, 2018년 4월28일 찍힌 사진에서 아기 왼쪽 귀의 모양이 완전히 펴진 모습에 주목했다. 전문가는 그사이 아기의 귓바퀴가 완벽히 펴질 가능성은 매우 적고 처음 사진과 이날 찍힌 사진 속 아기는 동일인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이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퇴원한 4월7일부터 28일까지 바꿔치기 됐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갈무리.

 

제작진에 따르면 김씨는 출산 후 산후조리를 위해 석씨가 있는 친정에 머물렀는데, 아기 아빠인 A씨는 생업 등 문제로 아기를 4월23일에야 자신의 집에 데려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4월23일 사진 속 아기와 다음날인 4월24일 사진 속 아기의 왼쪽 귀 모양이 달라져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작진과 전문가의 판단이 맞는다면 아기는 4월24일 바뀌었다는 것인데, A씨는 단 하루 친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단 얘기가 된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보람 양의 혈액형이 김씨와 A씨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A형’인 점을 들어 출생(3월30일) 직후 산부인과 병원에서 두 아기가 뒤바뀌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그알’ 제작진은 병원에 있을 당시 아기 사진에서 귀 모양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신생아 혈액형 검사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덧붙였다.

 

그런데 구미의 한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해온 석씨는 4월24일 당시 야간 근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2주씩 주·야간 근무가 바뀌는 원래 스케줄대로 라면 석씨는 주간 근무를 해야 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주에만 3주 연속으로 야간 근무를 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이런 사실을 전해 들은 A씨는 “(24일) 그날 퇴근하고 집에 와 보니 아기 침대가 있는 벽에 ‘폼블럭’ 시공이 돼 있었다”고 했다. 석씨가 4월인데도 아기 침대가 있는 방에 한기가 돈다며 벽에 폼블럭을 붙였다는 것이다.

 

A씨는 또 “운전도 못 하는 장모님(석씨)이 절대 혼자서 아기를 바꿔 쳤을 리가 없다”며 조력자들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알’ 제작진은 아기 사진과 석씨 집안 곳곳에 발견되는 해바라기에도 주목했다. 석씨가 ‘자신이 낳은 딸’과 ‘딸이 낳은 딸’을 바꿔치기한 범행동기와 경위를 이해하려면 종교 연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당 방송에서 석씨의 지인은 “(석씨가) 보람이가 태어나고 나서 해바라기 그림에 반응하더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석씨가 평소 해바라기에 집착했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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