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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로봇 이용한 뇌전증 수술 성공… 수술 시간 짧아지고 부작용 위험 덜해

입력 : 2021-04-23 03:00:00 수정 : 2021-04-22 14: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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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약물치료가 힘든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한 입체뇌파전극을 삽입하는 로봇수술이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원석, 소아신경과 강훈철·김흥동 교수팀은 최근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은 10살 김수민(가명)양을 대상으로 뇌수술 로봇을 이용해 뇌에 전극을 심는 수술 후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급작스러운 발작증상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김양은 뇌내 해면상 혈관종 진단을 받고 혈관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발작증상은 하루이 3~4회로 더 심해지는 등 학교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약물치료 부작용이 나오면서 수술을 통해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장원석 교수팀은 뇌수술 로봇 '카이메로'를 이용해 한 시간 반 만에 양측 뇌심부에 전극을 심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 제거했다. 김양은 수술 후 뇌전증 발작증상 없이 회복 중이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이상 발작으로, 반복적인 의식소실과 경련, 인지기능 장애 등을 유발한다.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약 36만명 정도가 뇌전증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다. 뇌전증 환자 중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는 약 25% 정도로, 이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뇌전증 수술은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정확하게 절제해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아야 한다. 전극을 삽입하는데만 4~5시간 정도 걸린다. 또, 두개골을 열고 판 모양의 전극을 뇌에 붙이는 방식이라 수술에 의한 뇌출혈이나 마비, 언어 장애 등의 부작용 위험이 높았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뇌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두개골에 약 2~3mm 정도의 작은 구멍들을 뚫어 바늘 모양의 전극을 삽입하는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이 최근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뇌전증 수술시 병소의 정확한 확인과 전극 삽입에 따른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이 기존의 두개강내 전극 삽입술보다 월등히 적고,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하다. 수술시간도 한 시간 반 정도로 짧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 로봇 회사인 고영테크놀러지에서 국내 최초로 뇌수술 보조 로봇수술 장비 개발을 시작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임상연구개발에 참여해 최근 임상허가를 획득했고, 지난해 10월 국내 첫 뇌수술 보조 로봇장비 ‘카이메로’가 세브란스병원에 설치됐다.

 

장원석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전증 환자들이 사회적 편견과 발작의 두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에서 큰 제약을 받는다”면서 “이제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로봇 기술이 접목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뇌전증 수술법이 활성화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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