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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사업기회 [ESG, 경제의 뉴노멀] (1)

입력 : 2021-04-28 10:00:00 수정 : 2021-05-06 1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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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 개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지난 26일 현재 7229억달러. 자동차업체 가운데 단연 1위를 차지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도요타(2103억달러), 폭스바겐(1273억유로), GM(838억달러), BMW(553억유로) 현대차(47조원) 등을 한참 앞지른다. 시총 규모로 이들 2위~10위까지의 자동차업체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크다.  

  

연간 판매대수는 얼마나 차이가 클까?. 2020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7650만대. 이 가운데 테슬라는 50만대(49만9535대)도 팔지 못했다. 2021년 전세계 시장은 834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테슬라는 83만대(1%)를 판매할 계획이다.  

 

1%의 시장 점유율에도 업계 시총 1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가져온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준다. 모든 산업 경제에서 진행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최근 ESG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아쉽게도 ESG를 바라보는 키워드는 ‘리스크’, ‘규제’, ‘위기’, ‘생존’, ‘문제’ 등 부정적, 방어적 시각이 대부분이다.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고, 새로운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고, 하지 않던 공시를 해야 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구색 요건'을 맞추는 데 노력을 집중하게 된다. 그나마 무엇을 해야 할지 알면 다행이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자꾸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하니 머리가 어지럽다. 

 

ESG는 꼴찌 기업이 업계 1등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2003년에 창업한 테슬라가 업력 100년을 자랑하는 쟁쟁한 자동차업체들을 제쳤다. 환경(전기차)을 화두로 자동차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결과이다. 

 

ESG를 긍정적·능동적 시각으로 보고, 경제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새로운 사업 창출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현실은 그냥 우리 기업에 하나의 새로운 규제가 더해지고, 우리 회사 제품군에 새로운 제품을 하나 덧붙이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의 전체 전략을 바꾸고, 제품 개발의 방향을 혁신하는 기회의 모멘텀이다.  

 

각 기업은 온실 가스(탄소) 감축이라는 사회적 대의를 이루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제품을 개발하는데 잠재력을 집중해야 한다. 탄소 순배출량 ‘제로’(Net zero)라는 목표를 이룰 오는 2050년까지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는 이 영역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변화를 올라타면 새로운 공급망(supply chain)에도 들어갈 수 있고, 새 투자를 유치할 기회도 생긴다.

 

지난 23일 세계기후정상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300여개 미국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을 절반으로 감축하자”고 촉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등 테크 기업들은 물론이고 맥도널드와 나이키, 월마트도 감축 시기를 늦춰달라고 하기는커녕 오히려 탄소 배출 감축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다시 자동차업계로 돌아가 보자. 업체들은 오는 203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나 수소차로 완전히 탈바꿈하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전기차는 아직 완전한 ‘탄소 프리’는 아니다. 충전하는 전기의 대부분이 탄소를 발생시키는 발전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무탄소를 향해 테슬라를 비롯한 자동차회사들은 차체를 강판 대신 태양광 패널로 만들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급진전하고 있는 태양광 패널의 발전 효율성과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하면서 이 계획은 더 일찍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일찍 변화를 시작하는 기업이야말로 ESG가 깔아놓은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주도하게 된다.

 

김병철 숙명여대 기후환경융합학과 겸임교수(법무법인 대륙아주 ESG본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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