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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에서 인기 끌던 암호 메신저… 알고 보니 FBI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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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9 09:30:59 수정 : 2021-06-10 01: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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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100개국 1만2천 명이 사용…"외교행낭으로 마약밀수" 자랑도

범죄단체 조직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암호 메신저 앱이 국제 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함정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사법당국이 800명이 넘는 조직범죄 관련 용의자를 체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ANOM'이라는 이름의 암호 메신저앱을 소개했다.

지난 2018년 FBI와 호주 경찰이 공동으로 기획한 함정 수사의 도구로 개발된 이 앱은 애플이나 구글의 앱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적인 앱이 아니었다.

이 앱을 사용하기 위해선 사전에 이 앱이 설치된 특수 전화기를 암거래 시장에서 구매해야 했다.

사용료도 6개월간 2천 달러(한화 약 223만 원)나 됐지만, 원한다고 모두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기존 사용자의 추천이 없으면 앱 사용도 불가능했다.

메시지를 암호화할 수 있는 데다가 철저하게 아는 사람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다는 안전감이 범죄조직 사이에서 인기의 원동력이 됐다.

시장에 소개된 얼마 되지 않아 100개국 이상에서 300개 이상의 범죄조직이 이 앱을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의 설명이다.

사용자 수는 1만2천여 명에 달했다.

물론 암호화된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 열쇠는 FBI가 들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국제 범죄조직들은 이 앱을 사용해 스스럼없이 범죄를 모의했다.

한 조직원은 프랑스의 외교행낭을 이용해 마약을 운반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가 사법당국에 적발됐다.

에콰도르의 참치 회사는 참치 대신 마약을 아시아와 유럽에 공급했고, 또 다른 남미의 조직은 마약 밀수를 바나나 수출로 위장했다.

벨기에 당국은 이 앱을 통해 입수한 정보를 통해 1천523㎏의 코카인을 압수했다.

호주에선 일가족 5명에 대한 살해 모의를 포함해 21건의 살인 계획을 사전에 적발했다.

이번 함정 수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800명이 넘는 조직범죄 관련 용의자를 체포됐지만, 나머지 용의자들도 조만간 추가로 체포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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