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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사고’ 이선호씨 父 “중대재해법 바로 잡아야… 아들 기억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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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9 16:00:00 수정 : 2021-06-09 15: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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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사건·사고로 젊은이들 유명 달리해”
경기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이선호씨의 아버지 이재훈씨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고인의 49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제 아들은 고작 23년을 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 영혼을 떠나보내고 육신은 보내지 못한 아비의 찢어지는 가슴을 하늘은 알아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기 평택항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의 아버지 이재훈씨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아들의 49재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인이 사고로 떠난 지 49일이 지났지만, 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고인의 시신은 여전히 차가운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이씨는 “신문기사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사건·사고로 젊은이들이 유명을 달리한다”며 “우리 아이의 죽음이 중대재해법을 올바르게 잡는 초석이 된다면 저 스스로 위안하며 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디 제 아들 이선호 이름 석 자를 오래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학생이던 고인은 지난 4월22일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평택항 부두 화물 컨테이너 날개 아래에서 나뭇조각 등을 치우는 작업을 하다가 300㎏에 달하는 날개에 깔려 숨졌다. 고인의 죽음과 관련한 정부 조사에서 현장에는 컨테이너 고정핀 장착 등의 조치가 미비하고, 적절한 신소 등의 안내가 미흡하는 등 안전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9재를 마련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측은 “고인이 세상을 떠나고 49일이 지나도록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 중 어느 것 하나 이뤄지지 않았다”며 “현장의 위반 행위에 대한 책임과 처벌, 근본적인 사고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49재에는 앞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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