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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동안 2명 입건… ‘엘시티’ 수사, 용두사미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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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11:37:46 수정 : 2021-06-11 16: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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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뇌물죄 공소시효 남았지만 입증 어려워”
시민단체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다” 반발
사진=연합뉴스

부산 해운대 초특급 주상복합 건물인 엘시티 분양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이른바 ‘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세간의 눈길을 끌었던 엘시티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경찰이 3개월에 걸친 수사를 벌이고도 지금까지 뚜렷한 수사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11일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과 전직 공무원 1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복역 중인 이 회장을 옥중 조사하고, 이 회장의 아들과 엘시티 신임 사장 등 리스트 관련자 수십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데다, 관련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경찰은 이 회장을 조사하기 전 리스트 관련자들의 금융거래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건된 2명에 대해서도 뚜렷한 혐의를 밝히지 못해 형식적인 ‘절차상 입건’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도 무혐의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3월 초 ‘엘시티 특혜분양 리스트’ 관련 진정에 따라 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나온 결과치곤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애초 특혜분양 리스트와 관련된 진정이 주택법 공소시효인 3년이 지나 수사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뇌물죄 공소시효는 남았다”면서도 “특혜분양이 공직자에게 ‘뇌물’을 주기 위한 것인지를 밝혀야 하므로 입증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출범 이후 제1호 사건인 엘시티 특혜분양 수사가 일반의 기대와는 달리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자, 시민 사회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산참여연대를 비롯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다”며 “향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에서 엘시티 특혜분양 관련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엘시티 특혜의혹은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형준 후보가 엘시티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번 불거졌다. 당시 박 후보는 “결혼한 성인 자녀들이 사들인 것”이라며 특혜의혹을 일축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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