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 뒤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안전’에 방점을 둔 2020 도쿄올림픽이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이 묵는 도쿄 하루미 지역의 올림픽 선수촌 숙소 외벽에는 태극기와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있다. 16일 일본의 극우 정당인 일본국민당 관계자들이 이 문구를 문제 삼아 욱일기를 들고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현수막 내용이 ‘반일’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한국 선수단을 내보내야 한다”고 소리쳤다.



이 문구는 1597년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 나와있는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 출사력거전 즉유가위야(出死力拒戰 則猶可爲也)’를 응용한 문구로 알려졌다.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죽기로 싸우면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겠다는 의지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안전하면서도 실력을 마음껏 낼 수 있는 활기찬 올림픽이 되었으면 한다.
도쿄=허정호 선임기자 h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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