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규확진 1400여명 달해
선수촌서도 선수 2명 첫 확진
국민 65%, 개최에 부정적 반응

도쿄올림픽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18일 일본의 코로나19 위기가 고조하는 가운데 올림픽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저조해 역대 최악의 대회가 우려된다.
체감 온도 섭씨 40도(한낮 최고 33도)에 이르는 불볕더위 속에서 이날 도쿄 신주쿠에 있는 메인 스타디움 신국립경기장 주변에선 경찰의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었다. 도쿄 경찰을 뜻하는 경시청(警視廳) 소속뿐만 아니라 시마네(島根)현 경찰본부 등 일본 각지의 경찰 표지를 부착한 경찰관들이 땀을 비 오듯 쏟으며 교통통제와 행인 검문을 벌이고 있었다.
일본 경찰청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경비에 약 6만명의 경찰관을 동원한다. 무관중 경기를 고려해 애초 계획에서 약 3400명을 줄인 것이지만, 대규모 행사에 동원된 일본 경찰인력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도쿄 및 수도권, 홋카이도·후쿠시마현에서 무관중 경기가 진행되지만 신국립경기장 등 전국 9개 광역지역의 43개 경기장과 선수촌에선 당초 경비태세가 그대로 유지된다. 일본 자위대원 8500명도 파견돼 경비, 대회 운영, 의료, 국기 게양 등을 지원한다.
오는 23일 대회 개막이 임박한 와중에 코로나19 상황은 5번째 대유행을 뜻하는 제5파(波)를 향해 치닫고 있다. NHK에 따르면 17일 일본 전역에서는 4000명에 육박하는 3886명의 신규 감염이 확인됐다. 전국 3000명대 확진자 기록은 14일 이후 나흘 연속이다. 특히 올림픽·패럴림픽 개최지인 도쿄는 17일 약 6개월 만에 최다인 1410명이 쏟아졌다. 도쿄도(都)는 18일 100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새로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도쿄는 신규 감염자가 닷새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대회 선수촌에서는 17일 외국 관계자 1명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8일에는 같은 나라의 선수 2명의 감염이 처음으로 확인돼 지난 1일 이래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55명으로 늘었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17일 일본 도착 직후 나리타공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유 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출국 전인 13일과 15일, 두 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16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백신도 2차례 접종했다”며 “증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인류의 평화제전이라는 이번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차가운 시선은 바뀌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이 17일 전국 유권자 1087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올림픽 기대감을 묻는 항목에서 3분의 2 가까운 65%가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48%는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올림픽을 앞둔 지난 12일부터 6주 시한으로 도쿄 지역에 4번째로 발령한 긴급사태선언이 감염 확산을 막을지에 대해선 66%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교도통신 전화 여론조사(17~18일 18세 이상 전국 남녀 대상)에선 도쿄올림픽 개최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한 질문에 87%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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