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대리로서 동맹 강화에 일조”
2001년 아프간전쟁 당시 현역 복무

지난 1월 20일 이후 주한 미국 대사 자리가 계속 공석인 가운데 대사 대리마저 바뀌었다. 일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한 대사 후보자를 지명할 때까지 국내에서 미국을 대표할 새 대사 대리에 한·미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한국인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주한 미국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대사 대리를 지낸 로버트 랩슨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국무부에 근무하던 크리스토퍼 델 코소 공사참사관이 새롭게 주한 대사 대리로 부임했다. 델 코소 대사 대리는 전에 주한 미국 대사관 참사관과 대사관 차석 대행 등을 역임해 한국을 아주 잘 아는 ‘지한파’로 통한다.
대사 대리가 된 직후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한국에 다시 돌아와 동맹 강화와 파트너십 성장에 일조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그가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다.

델 코소 대사 대리는 한국 외에도 브라질, 아프가니스탄, 라이베리아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미국이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시작해 최근 철군 결정을 내리기까지 무려 20년간 관여한 아프간에서의 경험이 주목된다. 대사관 측은 델 코소 대사 대리에 관해 “2014∼2015년 주(駐)아프간 미국 대사관 소속 국제 마약 및 법 집행 사무국의 선임 관리담당관을 역임하면서 미국이 아프간에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이상의 대외원조를 제공하는 과정에 도움을 줬다”고 소개했다.
사실 그와 아프간과의 인연은 현지 대사관 근무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델 코소 대사 대리는 1997년 외교관으로 임명되기 전에 원래는 미 해병대 장교였다. 미국이 2001년 아프간에서 펼친 군사작전은 흔히 ‘항구적 자유(Enduring Freedom)’로 불리는데 당시 델 코소 대사 대리도 해병대원으로서 이 작전 지원 임무에 투입됐다. 중령 계급을 끝으로 해병대를 떠난 그는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란 한국의 옛말처럼 지금도 미 해병대, 그리고 동맹국인 한국 해병대에 커다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주한 미국 대사로 임명된 해리 해리스는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따라 올해 1월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이임했다. 이후 해리스 전 대사 밑에서 대사관 차석으로 근무했던 랩슨 공사참사관이 대사 대리를 맡아 최근까지 6개월간 재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누구를, 언제쯤 정식 주한 대사로 임명할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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