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中에는 뜨뜻미지근한 경고, 日에는 집권여당 인사까지 날 세워”

“일본에는 감정적으로 대응…‘중국몽’에는 함께하겠다고 발언”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최근 발언 논란과 관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모욕감과 분노를 안겨줬다”며 이번 일들을 현 정권의 ‘외교 참사’라고 표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권의 외교 무능이 외교참사를 빚은 게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외교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 주한 일본대사관 소마 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입에 담기 힘든 망언을 했고, 주한 중국대사 싱하이밍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 공개반론을 제기하면서 대한민국 대선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성(性)적 표현을 써 물의를 빚은 소마 총괄공사, 윤 전 총장의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공개 반박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글 기고에 대한 김 원내대표의 격분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 발언에 유감을 표명한 데 이어 교체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싱하 대사의 기고에는 ‘외교적 결례’라는 일각의 비판에 이어 외교부가 주한 중국대사관에 해당 발언이 양국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일본은 형식적 유감 표시만 했을 뿐이고, 중국은 유감 표시마저도 없었다”며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이 더욱 기가 막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에는 외교부가 입장표명을 신중해야 한다며 뜨뜻미지근한 경고장을 보냈고, 일본에는 집권여당의 인사까지 가세해 날선 반응을 내놓고 있다”며 “지난 총선 당시 반일선동으로 정치적 이익을 보더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반일감정을 자극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한일정상회담도 끝내 무산됐다”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일본에 대해 감정적 대응으로 한일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한 뒤, “중국의 전 세계 전략인 ‘중국몽’에 함께하겠다고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을 통해 발언했다.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잘못된 이념에 매몰돼 외교적 균형 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이런 무능한 정권에게 대한민국을 더 이상 맡길 순 없다. 대한민국 국격과 국민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