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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서 백신 맞은 80대 사망… "이송대책 없는 섬 접종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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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2 17:00:00 수정 : 2021-09-12 16: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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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반응 호소에 백령도行… 치료 제때 못 받아 숨져
대청도 내 의사 없어… 지자체, 대비조치 제대로 안해
사진=뉴시스

육지에서 뱃길로 4시간 거리인 서해 북단 대청도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80대 노인이 접종 사흘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의료시설이 열악한 작은 섬에서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육지까지 나와 치료를 받다가 시간이 지체돼 사망했다”며 “이송 대책 없이 노인들에게 백신 주사만 놔주는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12일 보건당국과 유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시9분쯤 인천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A(82)씨가 심정지로 사망했다. A씨는 이달 7일 오전 10시40분쯤 옹진군 대청도에 있는 보건지소에서 2차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이상 반응을 호소했다. 이후 배를 타고 전문 의료진이 있는 인근 백령도로 옮겨졌으나,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다시 육지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기 위해 아내와 단둘이 여객선을 타고 인천으로 나왔다. 

 

그는 “심근경색이 의심된다”는 진단에 따라 9일 0시30분쯤 2시간 동안 시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같은 날 오후 들어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했다. A씨는 2차례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3번째 심정지가 온 끝에 결국 숨졌다.

 

유족은 지자체가 육지와 먼 섬에서 노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면서 후유증에 대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백신접종 후 통증을 호소하며 대청도의 보건지소를 찾았으나 의사가 없었다”며 “섬에서도 이상 반응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백령도나 대청도 등 섬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해경 헬기 등을 타고 육지 병원으로 나올 수 있지만 A씨는 이용하지 못했다.

 

한편 경기 남양주시에선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2시간40분 만에 숨진 80대 여성과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부인하면서 유족이 반발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7일 B(88)씨의 유족에게 “백신 접종보다 기저질환·대동맥 박리로 사망한 것이 확인돼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전달했다. 유족들은 “큰 병원 한 번 안 가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는데 기저질환은 말도 안 된다”며 억울함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B씨는 지난 4월23일 낮 12시37분 남양주시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동네 노인정으로 향하다 머리 등 전신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119 구급대가 도착한 뒤 스스로 걸어 구급차에 탔고 대화도 나눴지만 심정지 발작으로 사망했다.


인천·남양주=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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