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스파링을 하겠다며 동급생을 마구잡이로 때려 중태에 빠뜨렸다가 중형을 선고받은 잔인한 고등학생 2명에게 또 다른 범행 사실이 드러나 징역형이 추가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만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김진원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및 공갈 혐의로 기소된 A(17)·B(17)군에게 장기 6개월∼단기 4개월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른바 ‘일진’으로 불린 A군과 B군은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4시50분쯤 인천시 중구 한 복싱체육관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C(17)군을 심하게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군이 5분 동안 스파링을 하면서 C군의 얼굴 등을 때렸고, 1분을 쉰 뒤 B군이 링에 들어가 C군을 다시 폭행했다.
이들은 당시 “싸움을 가르쳐 주겠다”면서 C군을 강제로 불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은 스파링을 가장해 피해자를 2시간 동안 번갈아 가며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A·B군은 중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5월 장기 8년∼단기 4년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3시쯤 중구의 한 아파트 내 휴관 중이던 커뮤니티 체육시설에 몰래 들어가 D(17)군을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격투기 스파링을 하자며 D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쓰게 한 뒤 2시간40분가량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완전히 의식을 잃은 D군을 깨우려고 얼굴에 물을 뿌렸으며 온몸이 늘어지자 질질 끌고 다니기도 했다. D군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한 달여 만에 깨어났으나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한 상태다.
법원은 또 6월에 A·B군이 다른 학생에게도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특수상해 등 혐의로 장기 10개월∼단기 6개월의 징역형을 추가했다. 향후 이들이 저지른 3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모두 병합돼 형이 다시 선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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