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에서 조혼이 활개를 치고 있다. 가뭄에 해외 원조가 막혀 경제난이 극심한 가운데, 한 살배기 여아까지 사고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야방송은 아프간 라하통신을 인용해 “아프간의 빈곤과 실업, 경제 붕괴가 일부 가정들로 하여금 돈이나 가축, 무기를 받는 대가로 미성년인 딸을 중년 남성에게 결혼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몇몇은 한 살짜리 딸까지 팔았다”고 전했다.
아프간 중부 구르주에선 미성년 여아가 1108∼2770달러(약 132만∼331만원)에 거래된다. 현금 대신 무기나 가축과 맞바꿔지기도 한다.
라하통신은 “아프간에서 미성년 여아들을 인신매매하는 게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올해 8월15일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 더 만연해졌다”고 지적했다. 탈레반 귀환에 해외 원조가 중단된 데다 가뭄까지 겹쳐 아프간 경제는 현금 부족, 식량·연료 가격 상승 등으로 붕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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