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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보육교사 바뀌던 곳…"원장·원감 괴롭힘에 내딸 죽었다"

입력 : 2021-10-13 16:41:36 수정 : 2021-10-13 16: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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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극단선택 관련 靑청원
유족들 "군대 분위기에 '혼나야' 괴롭힘…동료들 증언"

서울 동대문구의 한 구립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지난달 27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가해자들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대문구 구립 어린이집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교사 사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망한 보육교사 A씨의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보육교사 사망 및 타 보육교사 사직에 대한 원인 파악과 문제 해결이 시급해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동료 교사들을 통해 어린이집이 딸의 사망원인에 영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증거들도 확보했다"면서 "제 딸은 원장·원감과의 갈등, 이들이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 등으로 인해 인격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고 스트레스도 받았다"고 했다.

 

유족은 여러가지 사례를 들며 딸의 죽음이 어린이집과 관련 있음을 주장했다. 청원글에 따르면, 원감은 다른 교사들이 쉬는 시간에 모여있자 A씨에게 "네가 내 욕해서 선생님들이 저기서 욕하고 있는 거 아니냐"며 억측을 펼쳤고, 업무적으로 여러 차례 배제했다.

 

또 원감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네가 어리긴 어리구나', '내가 너무 풀어줬나 보네. 경각심이 없다' 등의 군대식 분위기를 조성하고 강요했다고. 유족은 "학부모들이 딸을 좋아하는 모습에 시기하며 '인기 많아서 좋겠다', '난 너처럼 학부모님 앞에서만 웃진 않는다' 등 비꼬는 말투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면서 "직책 외의 업무를 가중하면서 본업인 보육에도 차질이 가도록 압박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원감이 일방적인 갈등을 유발해놓고 딸을 불러 '혼나야지. 나한테 빨리 잘못했다고 해. 죄송하다고 해', '죄송하다고, 잘못했다고 다섯 번 해!'라고 한 상황도 있었다"면서 "주말에도 근무하도록 압박하고 원감 지위를 이용한 불합리한 행동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원감과 단둘이 출근한 다음 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은 "해당 원에서 근무하며 힘들어했던 것을 지인들은 잘 알고 있다. 모두가 입을 모아 사망원인을 제공한 한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고인이 된 제 딸 외에도 이 어린이집을 그만두신 교사들과 재직 중인 교사들도 어린이집 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제 딸의 사망 직후 원감 선생님을 제외하고 전원 사직 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놀라 원장이 즉각 사퇴했다"면서 "현재 경찰 조사과정에서 원장과 원감은 사망한 딸이 우울증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 지인 증언이나 사망 전 건강검진 결과 우울증 소견은 없었다"고 했다. 현재 해당 원은 두 명의보육교사를 사직 처리했으나 결원에 대한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여성지원센터에서 임시 교사를 투입한 상태다.

 

끝으로 청원인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들이 매우 안타깝고, 재원 중인 아이들의 불안감이 증폭될까 봐 너무나도 걱정된다"면서 "해당 어린이집은 유난히 보육교사가 자주 바뀌는 편이었고 최근에 교사 대부분이 사직 의사를 표한 것은 내부적으로 수년간 바뀌지 않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조속히 수사가 진행돼 한참 빛이 날 어린 나이에 원장과 원감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빛을 잃어버린 딸의 억울한 죽음의 내막을 풀어주길 바란다. 원장과 원감의 책임 회피 및 방관에 걸맞은 법적 처벌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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