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특정인물 염두 발언” 의심
노동담당 정영학·진재선 하마평

대검 검사(검사장)급 승진 인사가 예고되면서 검찰 안팎이 어수선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대재해 전문가’를 발탁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는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명분 다지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박 장관이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오는 15일 이후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사장 승진 인사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는 최소 현재 공석인 광주·대전고검 차장검사 등 2자리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전체 고검장·검사장급 검사는 44명이 된다. 여기에 고검·검사장 중 사의를 표명하는 인사가 나오면 인사 소요가 확대될 수 있다. 박 장관의 중대재해 전문가 언급은 이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관련 전문가를 발탁하겠다는 명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검사장 승진 인사 대상인 사법연수원 28~30기 검사 중 산업재해 전문가로 꼽을 만한 인물이 없다. 이에 따라 법조계 인사들은 박 장관이 누군가를 점찍어 놓고 정권 말 보은 인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그간 산업재해 사건은 검사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 고용당국에서 조사한 내용이 핵심이 됐다”면서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말이면 모를까 없는 전문가를 발탁한다는 건 ‘마음대로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재해 사건 관련 경험이 있는 검사로 승진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정영학(49·사법연수원 29기) 울산지검 차장과 진재선(48·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다. 정 차장검사는 평검사 시절부터 공안부에서 노동 관련 사건을 주로 담당해온 ‘공안통’이다. 진 차장검사는 2020년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을 맡으면서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 사건의 공소 유지를 지휘했다.
법무부에서 ‘중대 안전사고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차순길(52·31기)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친정부 성향으로 꼽혀 온 김태훈(51·30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도 하마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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