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진 경기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들이 여전한 금리인상 및 대출규제에도 집값 하락세를 떨쳐내고 있다. 반면 그외 지역들은 여전히 거래가 묶이면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1일 뉴시스와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에서 0.00%로 보합 전환됐다. 수도권 역시 -0.03%에서 -0.02%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특히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1기 신도시 등 일부 지역은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 고양시는 0%에서 -0.01%로 하락했으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일산서구(0.03%)·일산동구(0.03%)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또 성남 분당구는 -0.01%에서 0%로 하락폭이 줄었고, 평촌 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는 -0.16%에서 -0.07%로,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는 -0.03%에서 -0.01%로 각각 하락세가 줄었다.
고양 일산, 성남 분당, 부천 중동, 안양 동안구 평촌, 군포 산본 등 5곳에 지난 1990년대 초 조성된 1기 신도시는 당시 432개 단지에 29만2000가구 규모의 주택이 새로 건설됐으나, 현재 대부분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기고 있다.
실제 이 중에서도 정비사업 가능성이 높은 주요 구축 단지들은 실거래가와 호가가 오르는 분위기였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한양' 전용면적 35.1㎡는 지난 16일 7억3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이 평형대 매물의 실거래가액은 5억~7억1500만원이었다. '시범 삼성·한신' 아파트 전용 84㎡은 호가가 17억원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가장 높은 실거래가가 15억7000만원이었다.
뿐만 아니라 분당에서 가장 비싼 주상복합 아파트인 정자동 '분당 파크뷰' 역시 전용 162㎡가 지난 2월9일 29억원(27층)에 실거래됐으나 현재는 1억원이 더 붙어 30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태영' 전용 41㎡는 지난 11일 2억9500만원(9층)에 팔렸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1억7500만~2억7000만원 사이에서 거래된 바 있다.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라이프' 전용 84㎡ 역시 직전 실거래가(7억4000만원)에 비해 1억원 가까이 비싼 8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라와 있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의 재건축 공약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이나 2기 신도시 등 신규 입주물량이 있는 지역들은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집값 양극화 우려도 있다.
실제 인천 연수구(-0.07%)는 신규 분양이 이어지는 송도신도시에서, 계양구(-0.04%)와 부평구(-0.03%)는 각각 효성·계산동과 삼산·부개동 구축 단지 매물이 쌓이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수원 영통구(-0.08%)는 영통·망포동에 공급된 (준)신축 단지의 영향으로, 용인 수지구(-0.12%)는 매물 적체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앞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이 발표되자마자 수혜예상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처럼 이번 대선 이후 재건축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크다"면서도 "다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장애요소가 해결되지 못하면 부촌 위주로만 재건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법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한 규제완화는 즉시 실행이 어려울 수 있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실제로 발생한 정책변동이 없기에 주택시장의 거래량 증가 등 변화는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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