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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납북 피해자 가족, 주한 美대사대리에 편지…“문제 해결 노력 부탁”

입력 : 2022-04-04 12:29:56 수정 : 2022-04-04 12: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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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납치피해가족회, 주한 美대사대리에 지난달 30일 편지 보내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가족회 대표가 지난달 30일,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 김기윤 변호사 제공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북 사건 피해자 가족이 여전히 남은 피해자의 송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의 만남을 요청하는 편지를 최근 주한 미대사관에 보냈다.

 

4일 KAL기 납치피해가족회의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에게 가족회가 만남을 요청하는 이메일과 편지를 지난달 30일 보냈다.

 

황인철 피해가족회 대표는 보낸 이메일 등에서 “저희 아버지가 납치를 당한 지 5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송환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노력한 결과 유엔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은 납치된 아버지의 송환을 2020년 2월 북한에 요구했고, 같은해 5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WGAD)’도 아버지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적었다.

 

앞서 WGAD는 북한이 KAL기 납치피해자이자 황 대표의 아버지 황원씨를 ‘자의적 구금’ 중이라고 판단하면서 “북한은 법적 근거 없이 황씨를 계속 구금해 세계인권선언 제9조와 자유권규약 9조1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KAL기 납북은 1969년 12월11일 강원도 강릉을 떠나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북한 공작원이 북한으로 납치한 사건이다.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50명 중 39명은 이듬해 2월14일 귀환했지만, 황씨(당시 MBC PD)를 포함한 11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북한은 납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황 대표는 편지에서 “WGEID와 WGAD는 저와 어머니께 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줬지만, 불행하게도 평생을 홀로 살아온 어머니께서는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2021년 10월에 돌아가셨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에서 KAL기 납치 사건에 관한 계속적인 관심과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해주시기를 직접 부탁드리고 싶다”며 “부디 만나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지난달 14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회’를 만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이매뉴얼 대사는 트위터 글에서 “오늘 납치 피해 일본인 가족들을 만나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몹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며 “미국은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일본과 연대한다”고 말했다. 이매뉴얼 대사 트위터 계정 캡처

 

황 대표는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회’를 만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글을 올린 점도 편지에서 언급했다.

 

이매뉴얼 대사는 지난달 14일 도쿄 주일 미국대사관저에서 납치 피해자를 상징하는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1977년 실종 당시 13세·1994년 사망)의 모친 요코타 사키에씨 등을 만났으며, 가족회는 그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부임한 이매뉴얼 대사는 일본 각료들과 만날 때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상징하는 ‘블루리본’ 배지를 자신의 왼쪽 가슴에 달고 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는 1970~80년대 실종된 일부 일본인을 북한이 납치한 것에서 출발한다. 일본 정부는 납치 사건 12건에 피해자는 17명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2002년 방북 후 일시 귀환 형태로 돌아온 5명을 제외한 12명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고 하지만, 북한은 12명 중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인 인물인 메구미를 포함한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북한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면서 해결할 납치 문제 자체가 없다고 반박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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