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른바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와 연인 관계였던 남성 2명이 과거 사고사를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2010년 석바위사거리 교통 사망 사고’ 등에 관한 조사를 시작했다.
최근 이씨가 공개수배된 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과거 이씨가 교제했거나, 결혼한 남자 3명이 모두 사고로 사망했다”는 의혹들이 확산했고, 지난 1일 JTBC ‘사건반장’에서 다루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2010년 당시 이씨의 남자친구였던 김모씨는 인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당시 이씨는 김씨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있었다.
‘사건반장’에 출연한 패널은 “남자친구는 사망했고, 동승자였던 이씨는 이후 보험금을 수령했다”면서 “(사고 당시 이씨가) 동승하고 있었기 때문에 범행, 사기로 보기는 어렵지만 사고로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은 있다”고 짚었다.
석바위사거리 사고 이후 약 4년 후인 2014년 이씨와 교제 중이던 이모씨도 태국 파타야에서 스노클링을 하다 숨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현지 경찰이 이씨에 대한 타살 가능성을 찾지 못하면서 이 사건 역시 사고사로 종결됐다. 이씨는 이 때도 보험금을 수령했다.
동아일보는 5일 이씨의 지인 정모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정씨는 “2015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종종 이씨 등과 술자리를 함께했다”면서 “한 번은 이씨가 태국 파타야에 함께 놀러갔던 남자친구가 현지에서 사망했다고 직접 얘기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가 인천 주안동 일대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은 2010년과 2014년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내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커뮤니티상에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국민 불안감이 가중돼 진위 여부 확인을 위해 수사에 나섰다”면서 “검찰로부터 피의자들 검거와 관련한 공조수사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요청을 받지 않았고, 의혹과 관련해 사실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30)와 함께 검찰 2차 조사를 앞두고 도주해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일주일 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이들을 지명수배했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이씨의 남편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와 가평 용소계곡을 찾았다가, 수영을 못하는 윤씨에게 ‘계곡 다이빙’을 하도록 유도해 구조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윤씨 사망 이후 이씨는 윤씨의 사망 보험금을 수령하려 했으나 보험사에 의해 지급 거부 당했다.
전날 TV조선은 윤씨가 사고를 당하기 전 이씨와 조씨가 미리 현장을 답사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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