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에서 잇따라 발생한 현대산업개발의 대형 붕괴 사고 여파가 경기 수원시의 시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의회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에서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를 빼는 내용을 담아 관련 조례를 개정하자 시가 “섣부른 결정”이라며 재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시의회는 지난달 14일 문화체육교육위원회를 열어 ‘수원시 미술관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에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명칭을 ‘수원시립미술관’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관련 조례를 발의한 시의원들은 “명칭이 정체성을 드러낸다”며 “공립 미술관의 정체성을 제고하기 위해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재논의’ 등을 거론하며 행동에 나선 건 대형 붕괴 사고로 현산과 현산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에 대한 신뢰가 급속히 무너진 현재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수원시는 조례안 의결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앞서 수원시는 2013년 현산이 미술관을 지어 기부채납하기로 하자 기부문화 확산을 이유로 미술관 명칭을 정할 때 현산의 의견을 반영, 아이파크를 넣었다.
수원시는 기부자에 대한 예우와 기부문화 확산 차원에서 명칭 변경은 섣부르다는 판단이다. 현재 수원시에는 SK아트리움, SK청솔노인복지회관, 선경도서관 등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처럼 기부자와 관련된 이름이 사용된 사례가 적지 않게 있다. 이런 가운데 시립미술관 명칭만 개정할 경우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수원시는 이날 시의회에 이번 조례안 의결에 대한 재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재의가 요청되면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회가 의결한 사안이 다시 심사·의결된다. 시의회는 해당 안건을 투표에 부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조례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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