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가 쓴 건 못 찾아, 내 폰 제출
중앙당과 관련 연락한 적 없다”
경찰 “지인 휴대폰만 확보 사실
박씨 사용한 폰은 찾고 있는 중”
경찰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조직폭력배 박철민씨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당사자다. 경찰은 박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대신 박씨 지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7일 박씨의 법률대리인 장영하 변호사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압수한 것은 박씨와 전혀 상관없는, 박씨 지인 표모씨의 휴대전화”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박씨 지인인 표씨와, 표씨 친누나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이모씨도 동석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표씨는 지난해 7∼8월 형집행정지 기간 임시 석방 중이었던 박씨에게 이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빌려줬다. 박씨와 이씨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박씨와 친분이 있는 표씨가 휴대전화를 직접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박씨가 내 명의의 휴대전화를 썼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며 “지난해 1월에 개통한 뒤 (표씨와 함께 사는) 집에 놔뒀는데 그것을 박씨가 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고발로 박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 측은 표씨에게 수차례 해당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다. 표씨는 “해당 휴대전화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경찰에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박씨가 수감된 수원구치소와 표씨의 자택, 차량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때 표씨가 경찰의 요청에 따라 박씨가 쓰던 이씨 명의의 휴대전화가 아닌, 표씨 명의의 휴대전화를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찾고 있는 중이며 현재까지 확보하지 못한 것은 맞다”며 “표씨 휴대전화 제출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표씨와 이씨는 모두 국민의힘 성남수정구당원협의회 관련자다. 표씨는 지난해 6월부터 해당 당협 소속으로 활동해 왔으며, 올해 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성남청년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지난달 초에는 한 지역단체 대표 자격으로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씨는 “지난해 9∼10월 성남수정당협위원장 수행기사로 2개월가량 근무한 뒤 ‘특보’ 위촉장을 받았을 뿐 실제 활동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중앙당과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도 해명했다.
이날 표씨의 주장은 앞서 본지의 최초 취재 때 밝힌 입장과 달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표씨는 지난달 31일 통화에서 “박씨가 보석으로 나와 있을 때 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말했지만, 다음날 “당시 내가 갖고 있어서 (편의상) 그렇게 얘기한 것이며, 내 명의의 휴대전화가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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