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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 ‘그레이박스 이후: 수집에서 전시까지’ 개최

입력 : 2022-04-21 01:00:00 수정 : 2022-04-20 11: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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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기존 미술작품 전시와는 달리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뉴미디어 작품의 특성을 살피고, 이들 작품의 소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점검하는 전시가 개최돼 눈길을 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NFT(대체불가능 토큰) 등 새로운 기술 매체로 변화하는 미술 작품의 소장 방식과 미래지향적인 소장 방향을 모색하는 전시회다.

 

히토 슈타이얼이 2015년 제작한 6분 55초 분량의 작품 ‘타워’

부산현대미술관은 오는 7월 17일까지 3개월간 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그레이박스 이후: 수집에서 전시까지’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부산현대미술관이 소장 중인 작품은 269점이다. 이 중 뉴미디어와 영상, 영상 설치 등 ‘기술’과 ‘시간’의 특성을 가진 작품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기술은 시간에 따라 항상 변화하고, 시간은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소장과 전시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많다. 기술과 시간 기반의 뉴미디어 작품은 회화나 조각과 달리, 고정된 물체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작품은 디지털 형식을 포함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온라인 네트워크가 필요한 가변적이고 비물질적인 특성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기술과 형식으로 분화하는 뉴미디어 작품들은 전통적인 수집 방향과는 다른 인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번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 소장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의 소장 작품들도 출품되며, 소장의 문제를 다루는 작가와 관련 연구 플랫폼도 참여한다.

 

정윤선 작가의 2018년 작품으로 21분 22초 분량의 ‘길 위의 진실’. 부산시 제공

영상과 영상 설치, 웹(넷)아트 및 가상현실, 디지털 페인팅, 디지털 조각, 퍼포먼스 작품 15점이 소개된다. 전시를 통해 예전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충돌, 매체의 가변성, 데이터화된 비물질적 작품,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퍼포먼스 등 근본적인 작품 양식의 변화를 보여주며, 적합한 소장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작품 수집에서 전시까지 미술관 소장 시스템을 순환시키는 이번 전시가 전통적인 소장 개념을 넘어 새롭게 논의돼야 할 지점들을 묻고, 그 해결책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히 소장품을 공개하는 역할을 넘어, 수집부터 변화된 기술 환경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향후 소장품 관리와 방향을 모색할 방침이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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