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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해제 첫 주말…도심은 집회로 '북새통' 술집·식당은 '만석'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2-04-25 06:00:00 수정 : 2022-04-25 07: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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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등급 ‘2급’으로 하향
신규 확진자 나흘째 10만명 미만
의료체계 회복 4주간 이행기 돌입
실외 마스크·격리의무 해제 놓고
정부·인수위 등 찬반 의견 엇갈려

거리두기 해제 첫 주말
우크라 평화 기원·검수완박 반대
러대사관·여의도 인근 시민 몰려
클럽거리 자정 넘도록 입장 대기
“새벽에 마스크 착용 잘 안 지켜져”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25일부터 영화관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 취식이 허용되면서 마스크 의무 착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사라진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상의료체계 회복을 위한 4주 간의 ‘이행기’가 시작됐다. 정부는 남은 방역 조치인 실외 마스크 의무와 확진자 격리 의무의 해제 검토에 들어갔지만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5일부터 실내 다중이용시설에서 음식 섭취가 가능하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은 결핵, 수두 등 21종과 같은 2급이 된다. 의료기관의 환자 신고 의무는 즉시 신고에서 24시간 이내로 일부 완화된다. 다만, 확진자 검사·격리·관리체계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오미크론 정점 이후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중환자 발생이 지속해서 감소하면서 일상회복이 가능해졌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만4725명으로, 나흘째 10만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첫 주였던 지난주 일평균 확진자는 8만4228명으로, 전주(13만8879명)대비 39.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수는 각각 18.2%, 37.7% 줄었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 남은 조치들도 단계적으로 없앤다는 계획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확진자 격리 권고 전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주 실외 마스크 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나섰다. 실외 전파 위험이 낮은 것은 맞지만, 방역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밀폐된 실내에서는 취식 허용으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하면서,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조건적인 실외 마스크 해제는 위험하기에 경우에 따른 착용 여부를 분류해 정해야 한다”며 “미감염자, 특히 고위험군은 해제 조치와 무관하게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청계광장코로나19 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부터 운영되는 이 검사소는 30일까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 연합뉴스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고려한 것이며, 의무 해제 이후에도 개인·직장·학교·병원 차원에서 전파 차단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생활비·유급휴가비·치료비 정부 지원은 종료된다.

이에 대해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커지고,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도 늘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최근 입장문에서 “치료비를 지불할 수 있고, 격리할 수 있는 노동조건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성급한 지원조치 해제는 불안정한 상황을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행기 이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격리 의무 해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인수위가 “상당히 성급한 접근”이라고 밝힌 바 있어, 다음달 출범하는 새 정부는 의무 해제에 신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한 러시아·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인 등 내·외국인들로 구성된 보이시스 인 코리아 회원들이 24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 뒤 강남역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심 집회로 ‘북새통’… 번화가 술집·식당은 ‘만석’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 첫 주말인 지난 22∼24일은 서울 전체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 주요 시내와 상권이 크게 붐볐다. 이틀간 낮 최고 기온이 27∼28도로 초여름 날씨를 보인 가운데 여의도 등엔 집회·시위를 하러 나온 시민과 나들이객이, 강남·홍대 등 번화가엔 술집과 클럽을 찾는 젊은이들이 밤늦게까지 거리를 가득 채웠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우크라이나인 긴급구호연대 등은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중단을 촉구했다. 집회엔 300여명이 모였다. 강남역 인근에서도 주한 러시아·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인 등 내·외국인으로 구성된 이들이 집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푸틴은 전쟁을 멈추라”는 구호를 외치며 강남역 일대를 행진했다.

 

지난 23일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이 오후 1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4번 출구 근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경찰 추산 15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쥔 채 “검수완박은 헌법파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3시엔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같은 장소에서 ‘차별금지법 4월 제정 촉구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자 400여명은 “성별과 장애 유무, 성적 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이번 달 안에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가자 중엔 성소수자 운동의 상징인 무지개색 마스크를 쓰거나 무지개 리본을 팔에 두른 이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23일 서울 을지로 노가리골목을 찾은 시민들이 맥주를 마시며 주말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홍대·을지로 등 번화가는 쇼핑이나 모임을 나온 시민들로 꽉 찼다. 서울 중구 을지로 골목길은 밤늦게까지 사람이 몰려 걷는 시민들끼리 어깨가 부딪칠 정도였고, 인기가 많은 식당은 대기시간이 1시간을 훌쩍 넘겼다. 거리를 지나가던 시민 중 일부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냐”며 놀라기도 했다.

지난 2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술집 밀집 골목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강남과 홍대 클럽거리에는 자정이 넘도록 손님들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23일 홍대 클럽을 찾은 권모(33)씨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밤새 신나게 놀았다”면서 “클럽 측에서 마스크 착용, 실내 흡연 금지를 내세우곤 있지만, 새벽이 되자 잘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같은 날 친구들과 함께 성수동 근처 와인바에 방문한 김모(28)씨도 “1시간 넘게 웨이팅을 해 기다리다가 지쳤다”면서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분위기를 내니 거리두기가 해제된 게 실감났다”고 했다.

 

지난 22일 공덕역 근처에서 회사 팀 회식을 했다는 진모(29)씨는 “금요일 저녁에 팀원들이 다같이 모여 회식을 한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라며 “공덕역 인근 식당이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고 전했다.


이진경·이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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