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종 관측자료 공개… 2022년 안에 7종 추가
“온실가스 동시관측 후속 위성사업 추진”
“이 환경위성 수신 안테나는 다른 안테나처럼 위성을 따라 움직일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26일 인천 서구 국립환경과학원 내 환경위성센터 옥상. 이동원 환경위성센터장은 옥상에 설치된 지름 9m 규모 환경위성 수신 안테나를 가리키며 이처럼 말했다. 환경위성은 고도 약 3만6000㎞에서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공전하는 정지궤도 위성이기 때문에 수신 안테나가 그대로 정지한 채 운영된다는 것이다.
2020년 2월 남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리나라 환경위성은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환경위성이다. 미국, 유럽 등이 현재 운영 중인 환경위성의 경우 고도 700∼1500㎞에서 우주궤도를 도는 저궤도위성이다. 저궤도위성은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 있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관측 빈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우리나라 환경위성은 아시아 전역을 하루 평균 8차례 관측한다.
이날 환경위성센터 3층에 있는 통합상황실에서는 수신된 정보에 대한 처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전면 대형 모니터 한가운데에는 보정 작업이 진행되기 전 자료가 표시돼 있었다. 이 센터장은 “수신된 자료에 있는 레이저 잔상을 제거하고,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왜곡되는 부분에 대한 보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처리 단계를 거친 영상은 환경위성 홈페이지(https://nesc.nier.go.kr)에서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현재 환경위성센터가 관측해 공개하고 있는 건 미세먼지와 오존, 그 생성에 기여하는 대기오염물질, 단기체류 기후변화 유발물질 등 17종이다. 여기에 올해 안에 에어로졸 유효고도, 성층권 오존, 대류권 오존, 지표반사도, 포름알데히드, 글리옥살, 대류권 이산화질소 등 7종 자료와 함께 이산화황 이동량과 지상 이산화질소 추정 농도도 추가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대형 산불이나 황사에 대한 관측자료를 100차례 이상 제공해오고 있다”며 “일본이나 백두산에서 이산화항(SO₂) 배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 화산활동의 전조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특이사항이 확인되면 유관기관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즉시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위성을 통한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등을 동시 관측하는 후속 위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10년 뒤 현재 위성을 대체하는 게 목표다. 현재 위성의 경우 온실가스 유발 물질에 대한 관측은 가능하나 온실가스를 직접 관측하지 못한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각국 온실가스 배출량과 자발적 감축량에 대한 증빙자료로, 위성 관측자료를 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본·미국·유럽은 이미 독자적 저궤도 위성으로 온실가스를 관측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국제적인 탄소중립 논의에 있어서 주도적으로 참여하려면 우리나라가 10년 뒤에는 온실가스까지 동시 관측하는 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