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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文정부 법무·검찰…“검수완박, 씻을 수 없는 상처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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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6 19:00:00 수정 : 2022-05-06 2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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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권 나흘 앞두고 박범계·김오수 퇴임
박범계 “국민 눈높이 맞는 체계 안착시켜”
김오수 “檢 어려운 때…극복 저력 믿는다”
검찰 내부 “검수완박, 유례없는 대참사”

“검찰은 배요, 국민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는다.”(박범계 법무부 장관) 

 

“검찰은 저력이 있으니까 이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내리라고 믿는다.”(김오수 검찰총장)

 

6일 문재인 정권 법무·검찰의 수장들은 각각 이같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퇴임식에서, 김 총장은 퇴임식 대신 대검찰청 로비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박 장관은 원고지 10매 이상의 이임사를 준비했지만, 김 총장의 발언은 원고지 1매가 채 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엇갈린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범계, 검수완박 대신 “검주민수”

 

박 장관은 이임사에서 검수완박 대신 ‘검주민수(檢舟民水)’를 꺼내 들었다. 군주민수(君舟民水, 백성은 물이고 임금은 배다)를 변형한 말로, 문재인 정권에서 추진된 검찰 수사권 대폭 축소는 국민의 뜻이었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법무장관으로서 낸 성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형사사법제도를 안착시켜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권과 적법절차를 중시하는 검찰 조직문화의 씨앗을 뿌렸고, 직제개편 등을 통해 인권보호관으로서 검찰 역할을 정립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른바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이다.

 

박 장관은 검찰개혁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20년 여기 마르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이 있다. 검찰개혁이라는 강”이라며 “검찰이 국민을 최우선으로 놓고 일한다면 검찰개혁의 강은 잔잔할 것이나, 반대라면 강은 사납게 요동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사들이 다양한 생각과 전문성을 갖추고 고르게 평가받고 발탁되는 조직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며 “그것이 제가 못 이룬 검찰개혁의 나머지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오수 마지막 인사…‘유체이탈’ 비판도

 

이날 사표가 수리된 김 총장은 오전 대검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총장은 “임기가 있는 검찰총장인데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국민 여러분과 검찰 구성원 여러분께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성원과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어렵죠. 검찰이 어렵습니다”라며 “검찰은 저력이 있으니까 이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내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로비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마친 뒤 대검 청사를 떠나며 눈을 질끈 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발하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김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연합뉴스

검찰 내부에선 김 총장을 향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이런 유체이탈이 어딨느냐”라고 꼬집었다. 앞서 법무부 차관으로서 문재인 정부 1기 검찰개혁인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 참여해 검찰 형해화의 물꼬를 텄고, 급박한 검수완박 국면에서도 총장으로서 70여년 역사의 검찰 기능이 사실상 폐지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사실상 ‘중도 포기’했다는 비판이다. 김 총장은 지난달 17일과 22일 연이어 사의를 표했고, 첫 사의를 만류했던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 입법 절차가 완료된 지 사흘만인 이날 사직서를 수리했다. 김 총장의 원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2년 임기의 반도 채우지 못한 채 검찰을 떠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檢 “검수완박 복구, ‘윤석열 5년’으론 어림없다”

 

박 장관, 김 총장의 퇴임으로 새 정부 출범을 나흘 앞둔 시점에서 문재인 정권의 법무·검찰도 퇴장하게 됐다. 검찰 내부에선 “문재인 정권이 법치주의를 완전히 망가뜨렸다”는 한탄이 나온다.

 

한 검사장은 통화에서 “역대 유례가 없는 대참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 본인들이 5년간 검찰개혁을 한답시고 시스템도 망가뜨렸고, 인사를 통해서도 검찰 조직을 형해화 시켰다”며 “검찰개혁이 아닌 개악”이라고 했다. 또 “자기네들이 소위 ‘윤석열 라인’을 쳐내는 것은 좋다. 그런데 ‘윤석열 라인 이외의 인사’는 공정하게 됐느냐”며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데, 그 수사팀은 본인들이 인사한 사람들 아니냐”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검찰을 완전히 붕괴 수준으로 망가뜨렸다. 이걸 복원하는 데는 윤석열 정부 5년으론 어림도 없다. 10년, 20년이 걸릴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이유 모를 두려움, 적개심, 미움이 상황을 여기까지 이끌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적 책임을 크게 져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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