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영향
2년1개월 만에 60만명대 회복
PCR 검사 등 방역 조치는 유지
비용 부담으로 수요 회복 ‘발목’
동남아 노선 운항재개 잇단 연기
업계 “검사 폐지 등 대책을” 촉구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시행 이후 국제선 항공 여객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PCR(유전자증폭) 검사 의무 등이 해외여행의 걸림돌로 작용하며 국제선 수요 회복에 속도를 내기 힘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4월 국제선·국내선 여객수는 378만4000명으로 3월(288만4000명)보다 31.2% 증가했다.
특히 국제선은 3월 41만4000명에서 4월 64만4000명으로 55.4% 늘었고 1년 전인 지난해 4월(17만9000명)과 비교하면 259.8% 급증했다.
월간 국제선 여객수가 60만명대를 회복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 3월(64만명)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정부가 지난 3월21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들의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한 이후 국제선 여객수 증가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국제선 운항 횟수가 주 420회에서 주 520회로 늘어나면서 국제선 이용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는 이 같은 추세를 반기면서도 PCR 검사 의무 등 엄격한 방역조치가 유지되고 있어 향후 수요 회복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월간 700만명 이상 기록하기도 했던 국제선 여객수와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재 해외 입국자는 현지와 국내에서 PCR 검사를 최소 3차례 받아야 한다. 해외의 PCR 검사 비용은 10만∼20만원대로, 4인 가족 기준 100만원 가까이 부담을 해야 한다.

특히 유아·청소년은 백신 미접종자가 많아 가족 단위의 여행이 많은 동남아 노선의 수요도 회복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다낭, 나짱, 클라크 노선의 운항 재개를 6월에서 7월로 연기했고, 제주항공은 다낭, 나짱 노선의 운항 재개를 5월에서 6월로 늦추기도 했다.
항공·관광업계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PCR 검사 의무 폐지 등 관광 활성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해외 입국자에게 PCR 검사나 자가격리를 요구하지 않고 있는 영국, 독일, 프랑스,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 주요국과 형평성 차원에서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장인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3일 “우리나라 사람이 들어올 때도, 외국인이 한국에 입국할 때도 PCR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만약 출국했다가 PCR가 양성이면 들어오지 못하는 리스크가 있다”며 “신속하고 비용도 저렴한 항원검사로 대체하는 방식도 있다”고 말했다.
여객 대신 화물 운송 등으로 호실적을 거둔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여객 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LCC(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 양극화도 지속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사상 최대인 78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LCC업계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제선 여객 회복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가 실적 회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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