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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해 오르며 스릴 만끽… 여기가 포항의 ‘핫플레이스’ [지방기획]

입력 : 2022-05-12 01:00:00 수정 : 2022-05-11 1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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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랜드마크 떠오른 ‘스페이스워크’

롤러코스터 모양… 철강재 317t 사용
2021년 11월 준공… 46만여명 발길
영일만 등 주변 풍광 한눈에 조망
SNS에선 ‘인생샷 성지’ 자리매김

포항운하, 제철소 경관 조명 환상적
자녀 동반 관광객 포스코파크 인기
스타트업 공간 체인지업그라운드도
포스코·포항시 관광 업무 협약 결실
관광객들이 경북 포항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스페이스워크에 올라 영일만 인근 바다를 감상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첫 연휴이자 석가탄신일과 어버이날을 맞은 지난 8일, 경북 포항은 전례 없는 수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포항의 새 랜드마크 ‘스페이스워크’가 개관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포항이 최근 관광도시로 거듭나며 전국 각지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지만 본래는 철강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50여 년 전 포항제철소가 문을 연 이후 포항은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일찍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온 고(故) 청암 박태준 명예회장의 정신을 이어 받아 포스코는 수십년 전부터 학교·주택단지·문화시설 등 생활과 밀접한 인프라 투자에 힘써왔다. 1990년대 말부터는 관광 분야 투자로 눈을 돌려 포항의 관광도시 도약을 적극 지원해왔다.

영일대와 송도 해변에서 장관을 만들어내는 포항제철소 경관이나 체험학습 단골 코스로 손꼽히는 포항제철소 투어는 포스코의 대표적인 ‘관광 상생 투자’다. 제철소 투어부터 스페이스워크까지 포스코와 포항시가 함께 만든 ‘핫플레이스’ 6곳을 소개한다.

◆포스코와 포항시가 함께 만든 ‘핫플’ 6곳 - 환호공원과 스페이스워크

2001년 문을 연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은 지금 포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관광 명소 중 하나다. 포스코가 만든 조형물 스페이스워크는 일명 ‘인생샷 성지’로 떠올랐다.

이곳은 포항시와 포스코의 상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20여년 전 함께 환호공원을 조성했는데 포스코가 전체 공사비 400억원 중 200억원을 기부했다.

51만4800㎡(15만6000여 평)에 달하는 거대한 공원은 오랜 시간 지역민의 휴게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환호공원을 단순한 휴게공간을 넘어 관광명소로 도약시키기 위해 2019년 포스코와 포항시는 ‘환호공원 명소화를 위한 포항시·포스코’ 업무 협약을 맺었다. 그 결과 스페이스워크가 탄생할 수 있었다.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조형물 스페이스워크는 포스코 철강재 317t(톤)을 사용해 조성했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작품 디자인 선정부터 제작, 설치까지 모든 과정을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과 시민위원회와 소통했다. 포스코는 작품 준공 이후 이 조형물을 포항시에 기부했다. 기부 이후에도 포스코 직원들은 매 주말 스페이스워크에서 환경 정화, 방역 안내 등 봉사활동을 펼쳐 조형물 운영 및 관리를 돕고 있다.

25m 상공에 설치된 총 길이 333m의 철 구조물 트랙을 따라 걷다보면 포항제철소, 영일대해수욕장, 영일만 등 환호공원 주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느껴지는 조형물의 흔들림은 짜릿함을 더한다. 스페이스워크는 스릴감을 높이되 안전하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풍속과 진도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지난해 11월에 준공됐지만 스페이스워크의 선풍적인 인기는 6개월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야간 운영도 시작해 더 많은 관광객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개장 이후 누적 관광객만 46만여 명, 인스타그램에 ‘스페이스워크’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만 2만여 건에 달하는 등 ‘인증샷 핫플’로 자리매김했다. 포스코 스페이스워크 사진 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신연우씨(포항시)는 “스페이스워크를 보면 포항시민과 공존하고 살아가는 포스코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며 “밤하늘과 우주, 조형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스페이스워크의 풍경처럼, 포항시와 포스코가 함께 공존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호공원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송도동에 이르면 물길을 따라 공원이 나타난다. 형산강과 동빈 내항을 잇는 1.3㎞ 길이의 물길 이름은 바로 포항운하다. 포항시는 동빈내항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1600억원을 들인 동빈내항 복원 사업을 추진했고, 포스코는 여기에 300억원을 지원했다.

포항운하의 묘미는 포항제철소 경관조명과의 조화에서 나온다. 포항운하에서 운영하는 크루즈를 타면 제철소 경관조명을 가까이서 만끽할 수 있다. 크루즈선 운항 코스는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제철소 경관조명과 포항제철소의 랜드마크인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 ‘소통보드’를 감상할 수 있게 구성됐다. 웹사이트로 신청만 하면 메시지를 대형 LED 전광판에 송출할 수 있어 소통보드는 지역민 사이에서는 소소한 이벤트 창구로 이름나 있다.

경관조명은 포항운하뿐만 아니라 영일대 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총 3만개의 LED 조명을 사용해 만들어진 포항제철소 경관조명은 6㎞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매일 일몰 후 점등되며 매 시간 정각부터 20분간 테마조명을 송출하는 LED 쇼가 펼쳐진다. 특히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포항제철소 경관조명은 포항 12경에 들 정도로 여름철 밤바다를 보러 온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포스코 역사를 담은 포스코 Park1538

자녀 동반 관광객들에게는 포스코 Park(파크)1538이 특히 인기다. 지난해 준공된 파크1538은 포스코 홍보관과 역사박물관, 명예의 전당을 테마파크 형태로 조성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포스코의 역사를 담은 역사박물관에서는 철강과 함께 성장해온 한국 산업과 포항시의 역사를 다양한 사료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포스코 철강재로 만들어진 홍보관에서는 포스코의 미래 비전이 미디어 아트로 상영된다.

홍보관의 미디어 아트 중 ‘철의 문명’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다. 철의 문명은 높이 11m 공간에서 ‘물, 불, 바람, 흙이 피워낸 문명의 꽃, 철’이라는 주제로 360도로 펼쳐지는 체험형 콘텐츠다. 실시간 반응형 기술을 적용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화려한 영상미를 만끽할 수 있어 젊은 세대에게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포토 스폿으로,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공간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포스코파크1538 해설사 포항제철소 양혜지 사원은 “교육적인 콘텐츠가 많아 어린이들과 함께 오는 학부모들의 반응이 가장 좋다”며 “철의 문명과 같은 체험형 콘텐츠는 특히 어린이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보관, 역사박물관 이외에도 다양한 수종이 식재된 수변공원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 인기다. 파크1538의 수변공원은 국제 디자인 공모전인 독일 ‘2022 iF디자인어워드(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 2022)’ 건축(도시조경)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대한민국 조경대상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창업의 꿈을 꾸고 있는 관광객이라면 ‘체인지업 그라운드 (CHANGeUP GROUND)’ 방문을 추천한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포스코가 마련한 스타트업 공간인 체인지업그라운드는 포스텍 내 위치해있다. 포스코는 국내 벤처 스타트업 생태계의 요람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체인지업그라운드를 개관했다.

2층부터 7층까지 총 면적 2만 8000㎡에 달하는 건물은 마치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구글 사옥을 연상케 한다. 건물 곳곳에 자리한 회의공간에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창업가들의 모습에서 포항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포스코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창업 10년 이하 비상장 스타트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는 물론 청소년들이 벤처 창업정신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체인지업그라운드를 일반 시민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 홈페이지에서 투어를 신청할 수 있으며, 투어 신청 시 전문 도슨트가 시설을 안내해준다.

포스텍 졸업 후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스타트업 폴라리스3D를 운영하고 있는 곽인범 대표는 “공용공간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보면 투어를 하러 온 학생들을 볼 수 있다”며 “건물을 둘러보며 연신 감탄하는 모습을 보면 창업을 꿈꾸던 젊은 시절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청년들이 체인지업그라운드를 보며 창업은 힘들고 험난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자신의 꿈에 도전해 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업도시, 상생을 말하다

일본에는 ‘도요타’라는 도시가 있다. 도요타시의 본래 이름은 고로모시였으나, 자동차 회사 도요타 공장 유치 후, 도요차자동차 발전이 곧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을 들어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고 이름을 도요타로 바꿨다. 도요타 시민들의 열렬한 사랑에 도요타 자동차는 도요타 공업대학교와 도요타 기념병원을 설립하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독일의 레버쿠젠도 제약회사 바이엘과의 상생 모범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바이엘은 청소년을 위한 무료 과학체험관 ‘바이랩(BayLab)’을 만들어 지역 꿈나무들을 양성하고,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연과 스포츠 클럽 지원도 함께 하고 있다. 바이엘은 라인강 하수를 정화하는 시설을 설치하는 등 도시 환경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설립 후 무려 150여년 간 지역사회와 애틋한 관계를 맺어온 바이엘의 별명은 ‘레버쿠젠의 제1 시민’이다.

포스코 역시 포항시와 상생을 강조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포스코는 현재 포항시와 함께 송도동, 해도동 등지에서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주말이면 도심 곳곳에서 파란 옷을 입은 직원들이 벽화를 그리고,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고, 공공시설을 쓸고 닦는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인파가 모이는 스페이스워크에서도 파란 옷을 입은 포스코 직원들을 찾아볼 수 있다”며 “포항을 알리는 자랑스러운 ‘핫플’은 기업과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셈”이라고 강조했다.

돌아오는 이번 주말엔 포스코를 따라 포항을 거닐며 바이엘과 도요타를 이을 기업도시 포항의 저력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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