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 인간의 얼굴을 한 신/제이 파리니/정찬형 옮김/역사비평사/1만6800원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예수의 삶은 다양한 모습으로 읽힌다. 자유주의적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을 역설하고 비폭력 저항으로 악에 맞설 것을 설교한 예언자로 생각했다. 복음주의 개신교에서 예수는 구세주, 천국으로 통하는 단 하나의 관문, 영생에 이르는 유일한 길, 그리고 지옥불을 막아주는 존재다.
신간 ‘예수, 인간의 얼굴을 한 신’은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예수의 삶을 온전하면서도 복합적으로 생각해 보게 만드는 평전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미국 아마존이 각 분야 최고 작가를 동원해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분량은 얇지만 강한 전달력을 가질 수 있는 ‘짧은 평전’으로 기획한 ‘아이콘스’ 시리즈 중 하나다. 예수의 삶과 ‘신약성서’를 둘러싼 이야기를 ‘8가지 국면’으로 압축했다. 예수의 삶을 읽으면서 다시 체험하고 공감하게 하는 효과를 통해, 예수의 생애에 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방대한 성서를 읽었음에도 부분적으로 파편화되고 분리돼 있는 예수의 생애와, 신약성서의 핵심 사건과 개념을 자세히 설명한다. 신자가 아닌 이들도 예수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수태고지나 성탄절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마태와 마가의 서로 다른 관점과 저술에 관한 이야기 등은 성서에 관해 더욱 풍성하게 논의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예수는 어떤 이인가. “사실 예수라는 존재를, 본보기가 되는 삶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에게 온 존재, 인간의 얼굴을 한 신, 그리고 현실의 시간 속에서 초월적 시간을 살아낸 신화적인 인물로 생각하면 모든 문제점이 해결된다.”(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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