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전세살이 하면서 표 구걸” 공세
與 “野 박병석·황운하도 지역구 집 없어”
시민단체 “주택 논쟁에 정책 대결 실종”
대전 6·1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문제가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정권교체의 한 요인이었던 만큼 ‘후보 자질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문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열었다. 대전시당은 최근 국민의힘 후보들을 겨냥한 논평을 내 “대전에 집 한 채 보유하지 않은 이들이 과연 지역 주민에게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며 표를 달라고 말할 자격이 있냐”고 공세를 펼쳤다.
대전시당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와 서철모 서구청장·김광신 중구청장 후보는 서울엔 자가 아파트를, 지역구인 대전에선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대전시당은 논평을 내고 “이 후보는 서울 마포구에 10억원 상당의 돈 되는 똘똘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대전 용운동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 후보는 서울 영등포에 공시지가 10억원이 넘는 아파트와 경기 안양시에 6억원 상당의 상가 등 수도권에 돈 되는 부동산을 소유하고 대전에서는 전세살이를, 김광신 후보도 대전에 집 한 채 없이 전세를 살고 있지만 경기 파주와 세종시, 경기 화성 등지에 논밭과 임야를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대전시장 후보와 기초단체장 후보는 집도 없는 대전에서 표를 구걸하며 유권자들을 우롱하지 말고 집과 대부분의 재산을 축적해 놓은 서울과 경기에서 출마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맞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며 즉각 역공에 나섰다. 이 후보 측은 “민주당 박병석 국회의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지역구인 대전에는 집이 없다. 동구·중구가 지역구인 민주당 장철민·황운하 의원도 각각 세종·서울에만 집이 있다”고 반격했다.
중구청장 선거에선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두고 공방이 과열되고 있다. 민주당 김경훈 중구청장 후보는 전날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 상대인 김광신 후보에 “유성 아파트와 세종시 땅에 대한 투기 의혹에 대해 면밀히 밝히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광신 후보는 “아파트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패로 인한 피해자이며, 세종시는 선거로 인해 바빠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이미 공개돼 있는 주택 소유 문제를 네거티브로 활용하는 데 매몰돼 정작 시민이 알아야 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은 실종된 상태”라며 “이제라도 각 후보들은 부동산 정책 등 세부적 계획을 알리는 정책선거로 회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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