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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총리 "러시아 요구 들어주는 건 나쁜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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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26 08:15:00 수정 : 2022-05-26 08: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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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방문해 "나토 가입 신청 전폭적 지지"
러시아·우크라 휴전협상 강요엔 비판적 태도
"지금 우크라에 필요한 것은 휴전 아닌 무기"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왼쪽)가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의 의상 조합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시킨다. 칼라스 총리 SNS 캡처

북유럽의 에스토니아와 스웨덴 총리가 만나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을 향해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지금 서방이 해야 할 일은 섣부른 휴전협상 강요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공급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칼라스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칼라스 총리는 노란색, 안데르손 총리는 파란색 상의를 입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에를 강한 연대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랑과 파랑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구성하는 두 색깔이다.

 

스웨덴은 동서 냉전 시기는 물론 그 전부터 오랫동안 중립국 위치를 고수해왔다. 러시아와 그 전신인 소련은 물론 미국 등 나토와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랬던 스웨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생각을 바꿔 중립 노선을 포기했다. 이웃나라 핀란드와 더불어 나토 회원국 가입을 신청한 것이다.

 

1991년 냉전 종식 및 소련 붕괴를 계기로 소련에서 독립한 에스토니아는 자국의 안전보장을 위해 진작 나토에 가입했다. 칼라스 총리는 회담에서 “스웨덴의 빠른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어떻게 하면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도 논의했다. 회담 후 칼라스 총리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일원이고 지금 희망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우크라이나가 시급히 유럽연합(EU) 회원 후보국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와 스웨덴은 둘 다 EU 회원국이다.

 

정상회담과 별개로 칼라스 총리는 스웨덴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관계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EU 회원국 일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러시아와 휴전을 위한 평화협상을 빨리 개시하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당장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휴전(ceasefire)이 아니고 무기(weapon)라는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왼쪽)가 외교안보 싱크탱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칼라스 총리 SNS 캡처

칼라스 총리는 “지금 휴전과 평화를 요구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라며 “우리가 침략자(러시아)에게 양보한다면 침략은 조만간 다른 곳에, 다른 형태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태도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단언한 그는 “우리는 나쁜 평화를 피해야 한다”고 외쳤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사실상 굴복하는 식의 평화는 결국 강대국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희생시켜 얻는 ‘나쁜 평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에스토니아는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0.8%를 우크라이나에 공여했다. 이는 GDP 대비 우크라이나 지원액 비율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칼라스 총리는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것은 러시아 침략자를 물리치고 자국 영토를 해방시키기 위한 무기”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이기도록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섣부른 평화협상론으로 우크라이나 군대 및 국민의 사기를 꺾지 말고, 더 많은 군사원조를 제공함으로써 러시아군을 한 명이라도 더 쓰러뜨릴 수 있게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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