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고객 확보에 큰 영향·입소문 많아 빵만 맛있어도 ‘분수효과’
전국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빵지순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잖다.
이렇듯 맛있는 동네빵집 하나가 엄청난 파급력이 있다는 걸 간파한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유명 베이커리를 속속 입점시키며 빵돌이·빵순이들의 빵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내달 2일까지 ‘2022년 우리동네빵집 X 현대백화점’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지역 곳곳의 유명 빵집 57곳이 참여하며, 압구정본점과 대구점, 울산동구점을 제외한 전국 13개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대부분의 빵집들은 일주일 간격으로 백화점 내에서 임시매장(팝업 스토어)을 열고, 제품 소개 및 시식 코너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각 점포별 식품관에서 반경 5㎞ 안팎에 위치한 동네빵집 2~5개 브랜드를 선정하기 때문에 지역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들까지 만족시키는 ‘상생’의 의미도 크다.
롯데백화점도 내달 2일까지 한남동 ‘크로넛’ 맛집으로 유명한 ‘덕덕덕 베이커리’ 팝업스토어를 백화점 최초로 선보인다.
덕덕덕 베이커리는 ‘덕삼’이라는 귀여운 오리 캐릭터 콘셉트의 크로넛 전문점으로, ‘크로넛(크로와상+도넛)’과 ‘크로플(크로와상+와플)’ 제품으로 유명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명품 매장이 없는 AK플라자 분당점도 지난해부터 집객 효과가 큰 ‘디저트 & 카페’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커리 브랜드인 ‘타르틴 베이커리’,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등 경쟁력 있는 매장에 속속 입점시키며 매출을 높이고 있다.
특히 갤러리아백화점은 유명 빵집을 입점시켜 ‘빵 덕후’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은 지난해 7월 ‘강남 크로플 맛집’으로 유명한 ‘새들러하우스’를 명품관에 입점 시켰다. 이 매장은 개점 직후부터 빵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월 매출 2억원을 기록하는 등 명품 의류 매장 한 달 매출을 웃도는 실적을 보였다.
작년 압구정점과 광교점에 입점한 청담 도너츠 맛집 ‘카페노티드’는 개점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객들이 줄을 서서 구매할 정도다. 입점 초기엔 ‘오픈런’(매장 문이 열기 전 미리 가서 줄 서 있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광교점의 경우 입소문을 타고 1년 동안 ‘카페노티드’를 방문한 고객이 30만명을 넘는다.
통상 백화점에서 식품관 베이커리 매출 자체는 낮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기 빵집으로 몰려드는 마니아들의 ‘집객 효과’는 상당히 높다는 평이다. 지하 식품관에 입점한 베이커리는 빵을 구입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층으로 이동하면서 의류·패션 등 다른 상품의 연계 구매로 이어지는 ‘분수 효과’가 뛰어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독특한 콘셉트의 빵과 디저트라면 즐을 서서 구매하고, 원정 쇼핑까지 나서는 등 발품 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며 “특히 베이커리는 단골 고객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입소문도 많은 편이어서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상품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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