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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상세해지는 태풍 예보… “수온 오를수록 강한 태풍 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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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30 06:01:00 수정 : 2022-05-30 0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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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예보·감시하는 국립태풍센터
2022년 여름부터 ‘폭풍반경’ 안내 제공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국가태풍센터 내 예보관실.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는 현재까지도 역대 최악의 인명·재산피해를 남긴 태풍 1, 2위로 꼽힌다. 루사로 사망·실종된 인원은 246명, 재산피해는 약 5조원에 달하며 매미로 인한 인명피해는 총 130명, 재산피해는 약 4조3000억원으로 집계된다. 2000년대 초 잇단 대규모 태풍 피해는 국내 태풍예보 시스템을 크게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국가태풍센터는 당시 대두된 태풍 분석과 예보업무 강화의 필요성으로 2008년 개소됐다. 2003년 매미 발생 때 72시간 진로예보만 실시하던 기상청이 5년 만에 태풍정보를 일 4회 생산하는 전담센터를 갖게 됐다. 지난 25일 방문한 센터에는 4명의 예보관들이 2인 2조로 24시간 교대 근무하고 있었다. 부서 간 협업과 기상관측선 등을 이용한 태풍 위치 및 풍속 관측, 수치예보모델 성능 향상 등으로 지난해 국내 72시간 진료예보 오차는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 20% 우수했다.

 

2018년부터 태풍현업시스템을 운영하기 시작해 태풍 상세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는 센터는 2020년부터 태풍 전 단계인 열대저압부 예측 기간을 기존 1일에서 5일로 확장하고 태풍 강도도 ‘초강력’ 등급을 신설했다. 중심풍속이 초속 44m 이상이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해왔으나 2000년대에 들어 풍속이 매우 강한 태풍이 늘며 중심풍속이 초속 54m 이상인 태풍은 초강력 태풍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이번 여름부터는 태풍 예측정보를 담은 통보문도 개선된다. 태풍이 통과할 때는 ‘폭풍반경’이라 불리는 태풍의 눈 주변부가 가장 위험하다. 풍속이 초속 25m 이상인 이 지역은 극심한 재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초속 15m만 돼도 사람이 몸을 가누기 힘든 수준의 강한 바람으로 초속 25m를 넘어서면 서 있을 수 없다. 센터는 폭풍반경에 언제, 어느 지역이 가장 근접할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토대로 오는 7월부터 상세 안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간별로 태풍 강도가 어떻게 예측되는지도 통보문에 함께 표시한다.

 

적도 인근이나 필리핀 동쪽 해상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태풍은 통상 대만을 지나 일본 오키나와 남쪽을 지날 때 가장 태풍의 눈이 확연하고 좌우 대칭 형태를 갖췄다. 이때를 태풍 최성기라고 한다. 이후 중위도로 올라올수록 태풍 형태가 일그러지는 쇠약기를 거치며 동해상으로 빠져나간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통과할 때는 주로 최성기에서 쇠약기 사이로, 해수면 온도나 주변 기압계 등 영향을 받는 변수가 많아 태풍을 예보하기 어려운 구역이기도 하다.

국가태풍센터 전경.

최근에는 태풍의 ‘연료’인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우리나라까지 강한 세력을 유지한 태풍이 도달할 위험이 높아졌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2050년 안에 강력한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확률은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 열대저기압으로 인한 최대 풍속은 20%가량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함동주 태풍센터장은 “전체적인 태풍 발생 수는 감소 또는 유지되는 추세지만, (수온이 높은) 북서태평양에서는 매우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고위도까지 태풍 강도가 유지된 채 북상이 가능해 기록적인 극한기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태풍 전망은 어떻게 될까. 함 센터장은 “태풍 북상 시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가 중요하다”면서도 “지난해와 비슷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발생한 태풍 ‘찬투’는 대표적으로 변칙적 경로를 보인 사례다. 찬투는 중국 상해 근처까지 북상했다가 북쪽에서 버티던 고기압을 뚫지 못하고 남하한 뒤 다시 북상하는 경로를 나타냈다. 올해 저위도 상황도 지난해와 유사성이 있다. 함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라니냐(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하인 현상)가 이어지고 있고,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주는 필리핀 동쪽해상에서는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북상한다면 비슷하게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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