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곧 긴급회의 재소집…‘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 재논의
전염병학자 “현 상황 이어지면 8월말 10만명, 9월말 100만명 발생”
美CDC, 원숭이두창 대응 긴급상황실 가동…대응 인력 더 늘릴 듯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지금과 같이 계속될 경우 9월말까지 100만명이 감염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특히 원숭이두창이 어린이와 임신부,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까지 확산하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조만간 긴급회의를 재소집하고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가 현재 상황을 감안해 빨리 긴급회의를 재소집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원숭이두창은 현재 50개 이상의 새로운 국가(비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인됐고, 지속적인 감염이 우려된다”며 “어린이·임신부, 면역 저하자 등의 고위험군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린 이미 몇몇 아이들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례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어린이 감염 사례는 영국에서 2건이 발생했고,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도 보고됐다.
이에 따라 WHO는 재소집되는 긴급회의에서 원숭이두창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PHEIC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앞서 WHO는 지난 25일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해 원숭이두창이 PHEIC에 해당되는지 논의했지만 ‘현재로서 해당 바이러스는 PHEIC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첫 번째 긴급회의에선 비상사태 선포에 전문가 11명이 반대를 표명했고, 3명만 찬성했다.
다만 WHO는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엔 모두 공감해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2020년 1월 비상사태가 선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우 세번째 긴급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가 결정된 바 있다.
한편, 전염병학자인 에릭 페이글-딩은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예측 모델링을 근거로 오는 8~9월 원숭이두창 확산 상황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현재와 같은 나쁜 확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8월까지 10만명, 9월말까지 100만명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WHO에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1일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5135명을 기록했다. 지난 5월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약 8주만에 확진자가 5000명을 돌파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원숭이두창이 확산세를 보이면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상황실(EOC)을 가동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CDC는 지역․연방 의료 인력과 협력해 원숭이두창에 대응하는 인력을 기존 300여명에서 더 확대한다.
스콧 폴리 CDC 대변인은 “EOC 가동은 CDC 직원들이 (원숭이두창) 발발에 대응하는 작업을 더 보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의료기관과 보건소 등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보고하고 조사하기 위해 CDC와 연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DC에 따르면 현재까지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미 28개주에서 351건 발생했다.
CDC는 2020년 1월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코로나19 긴급상황실을 가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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