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첫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또 열사병으로 추정되는 인명 피해 사례가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3일 행정안전부는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통해 올해 첫 폭염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 23분쯤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던 경남 지역의 한 농산물 공판장에서 상하차 작업을 하던 40대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부천의 공원에서 쓰러진 50대 남성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51분 경기 부천시 송내역 쌈지공원에서 A(55)씨가 벤치 위에 쓰러져 몸을 떨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으면서 인근 병원으로 갔지만 이날 오후 3시10분쯤 사망했다.
소방당국 출동 당시 A씨의 체온은 41.8도였으며 의료진은 열사병 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상 온열질환자수는 모두 355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2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행안부는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공사장 야외근로자, 논밭 고령층 작업자,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집중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 수요일인 6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 일최고체감온도가 30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제4호 태풍 에어리(AERE)는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끼치진 않겠지만 덥고 습한 공기를 공급하면서 무더위를 부추기겠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에어리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북서쪽 150㎞ 부근 해상에 시속 7㎞로 북상하는 중이다.
에어리는 4일 오전 9시 제주 서귀포시 남쪽 290㎞ 부근 해상까지 올라온 뒤 동쪽으로 방향을 꺾어 이후 일본 규슈섬을 통과하고 6일 오전 9시 오사카 서남서쪽 260㎞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하겠다.
에어리는 최대풍속이 시속 68㎞이고 중심기압이 994hPa(헥토파스칼)로 세와 규모가 비교적 작은 태풍이다. 에어리가 앞으로 지나갈 바다도 해수면 온도가 28도 이하여서 바다에서 잔열을 흡수해 세력을 키울 가능성도 적다.
현재 제주남쪽바깥먼바다와 남해동부바깥먼바다에 태풍예비특보가 내려졌으며 기상청은 남해동부안쪽먼바다에도 태풍예비특보 발령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리와 북태평양고기압이 고온다습한 공기를 유입시키고 서해 북부에 자리한 고기압 영향으로 하늘이 맑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면서 나타난 폭염이 6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비 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온다습한 공기와 강한 햇볕에 대기 하층 기온이 크게 뛰면서 대기 상하층 기온 차가 벌어져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이에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쏟아지겠다.
3일부터 5일까지 낮부터 저녁까지 내륙에 5~40㎜ 소나기가 내리겠다.
4일과 5일 소나기 양이 많은 곳은 강수량이 60㎜ 이상이겠다.
제주와 남해안의 경우 에어리가 공급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산과 섬에 부딪히면서 가끔 비가 오겠다.
제주는 3일 낮부터 5일 오전까지, 남해안은 3일 저녁부터 5일 새벽까지, 경남동해안은 5일 새벽에 비가 내리겠다.
제주 강수량은 동부·남부·산지 10~50㎜, 북부·서부 5~30㎜로 예상된다.
남해안과 경남동해안 예상 강수량은 각각 5~30㎜와 5㎜ 내외다.
중국 남부해안으로 상륙해 4일 오전 9시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3호 태풍 차바가 남길 수증기가 중국 내륙지역에서 몽골에서 남하하는 한랭건조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형성된 정체전선이 우리나라에 접근해오면서 7일쯤 전국에 비가 오겠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한랭건조한 공기 이동속도가 빨라 정체전선도 빠르게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비는 하루 정도만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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