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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길도 쓸쓸…조유나양 부모, 생활고에 우울증 치료 추정

입력 : 2022-07-06 09:19:25 수정 : 2022-07-06 17: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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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 가족, 장례식 없이 곧바로 화장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인근 앞바다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최근 실종된 조유나양(10) 일가족의 아우디 차량에 대한 인양작업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완도=뉴스1

 

조유나 양(11)의 부모가 2년 전부터 생활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했다.

 

조 씨는 지난해 3~6월 수십 개의 가상화폐 계좌를 만들어 1억 3000만 원을 투자한 뒤 2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가상화폐 투자 손실 직후인 지난해 7월에는 운영하던 가게를 폐업했고, 부인 이 씨도 같은 시기 직장을 그만뒀다. 조 씨 부부의 부채는 카드빚과 금융기관 대출 등 총 1억 5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 부부는 이같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은 한편 주변과도 거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조 양의 아빠 조모 씨(36)와 엄마 이모 씨(35)가 2020년부터 최근까지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 씨 부부가 생활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제자매 등 가까운 사람과는 연을 끊다시피 해 전화도 왕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며 “가족이 외부와 단절, 고립돼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 앞선 3일 광주남부경찰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5월 한 달간 조양 가족 3명의 휴대전화 송·발신 내역을 분석한 결과, 각각 발신 전화는 5건 안팎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록은 대부분 가족 3명이 주고받은 전화였다.

 

조양 부모는 마지막 한 달 가운데 7일을 머문 완도군 신지면 펜션 관계자와 통화 한두 통 그리고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 두 통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조양 부모는 형제자매와 친척 등이 있었지만, 한 달간 이들과 통화한 흔적은 없었다. 조양 역시 지난 5월 주고받은 전화는 부모, 친구와의 통화 등 10통이 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조양 가족의 마지막 길도 쓸쓸했다. 지난달 29일 전남 완도군 송곡선착장 앞바다에 잠긴 차량에서 숨진 채 수습된 조양 가족의 시신은 곧바로 광주 모 장례식장에 안치됐지만,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으며 이튿날 곧바로 광주 영락공원 화장장으로 옮겨졌다.

 

시신을 인계하기로 한 유가족은 좋지 않은 일로 세간의 관심을 받는 것을 꺼려 부검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자 장례식 없이 화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부터 화장까지 장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은 물론 학교·교육청 관계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화장된 조양 가족의 유족은 유가족 요청에 따라 화장장에 임시 안치됐다.

임시 안치란 장지가 결정될 때까지 최대 30일간 유골을 화장장에서 보관해주는 것으로 기간이 지나면 유해는 인근 동산에 뿌려지게 된다. 유가족은 조만간 유골함을 찾아가겠다는 의사를 화장장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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