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시민사회단체 “상식 밖 예산 낭비” 비판
강원·춘천 책임 떠넘기기… 사고·불공정 약관도
외국계 민간기업인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레고랜드) 홍보비용으로 매달 수천만원의 혈세가 투입,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강원도와 춘천시에 따르면 춘천시는 올해 5월 코레일유통과 ‘레고랜드 홍보 테마열차 운행 열차랩핑’ 광고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계약금액은 1억2700만원으로 매달 약 2540만원의 광고료를 지불한다. 사업비는 강원도비 65%, 춘천시비 35%로 분담했으며 레고랜드의 자부담은 0원이다.
◆외국계 민간기업에 매달 혈세 수천만원 사용
해당 계약에 따라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ITX(도시간 특급 열차)-청춘 열차 내외부에는 실사 출력된 레고 이미지가 부착됐다. 광고계약금과는 별개로 레고 이미지 랩핑 비용에만 5000만원 이상의 예산이 추가 투입됐다.
이에 앞서 강원도는 2021년 5월에도 사무관리비 명목으로 예산 220만원을 들여 ‘레고랜드 성공개장’ 문구가 적힌 홍보용 차량 깃발 1000개를 제작해 택시회사 등에 돌려 ‘관제홍보’라는 비판을 받았다.
외국계 민간기업인 레고랜드 시설 홍보에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약 1억8000만원 가량의 세금이 사용될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상식 밖 예산 낭비 사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예산 낭비를 벗어나 민간 기업에 홍보비용을 지원해 주는 것은 배임이나 다름이 없다”며 “새 도정에서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한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도민 혈세를 민간기업 광고료를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예산 낭비 사례인 만큼 강원도와 강원도의회, 춘천시, 춘천시의회에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 “예산 낭비” 지적에 강원도·춘천시 책임 떠넘기기
논란이 일자 사업 추진 주체를 놓고 강원도와 춘천시 모두 “우리 사업이 아니다”라며 책임 떠넘기기에 나섰다. 강원도는 “춘천시가 관련 사업을 요청해 예산을 지원했다”는 입장인 반면 춘천시는 “시 사업이 아닌 사실상 도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레고랜드 홍보 테마열차 운행사업은 관광인프라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춘천시가 주관하고 있다”며 “시에서 해당 사업이 필요하다고해 예산지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춘천시 관계자는 “사실 시 사업이기 보다는 도에서 예산을 주니까 하게 된 사업”이라며 “9월 계약 종료 이후 사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강조했다,
◆레고랜드 개장 후 열차중단 사고에 불공정 약관까지
레고랜드를 둘러싼 논란은 올래 5월 공식 개장 이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소비자원이 레고랜드의 이용약관 일부가 현행 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 약관 변경을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 레고랜드의 이용권 환불규정 등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레고랜드는 이용약관을 통해 연간이용권 환불을 받기 위해서 ‘가입일을 포함 7일 이내에 서면으로 철회를 요청’하도록 명시했다. 1일이용권 역시 ‘구매일을 포함하여 7일 이내에 회사의 홈페이지에 취소 요청 절차를 통해 철회’하라고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법률자문 등을 통해 이 같은 이용약관은 전자상거래법에 저촉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 제1항 제1호를 보면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혹은 재화 등의 공급이 늦게 이루어진 경우에는 공급이 시작된 날부터 7일’로 돼 있다. 연간이용권과 1일이용권을 구매한 뒤 아직 사용하지 않았거나 이용권 이용일이 도래하지 않았을 경우 관련 법에 따라 환불이 가능하다는 게 한국소비자원의 판단이다.
레고랜드 내 놀이기구가 갑자기 멈춰 서는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3분쯤 레고랜드 내 놀이시설인 ‘드래곤콘스터’라는 이름의 롤러코스터가 운행 도중 감자기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열차 2대에는 승객 29명이 타고 있었으며 48분 만에 열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앞서 해당 롤러코스터는 공식 개장 전 시범 운영 기간이던 5월 2일과 공식 개장일인 5월 5일에는 멈춰섰다. 이튿날인 6일에도 센서 이상으로 멈춰서는 등 나흘 동안 3번의 사고가 발생했다. 레고랜드는 전날 발생한 사고와 관련 “한국전력 측에서 정전이 돼 운행이 잠시 멈추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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